부산 유상 부기 역명 십중팔구는 병원
21개 중 17개가 병원명… 미남역 최고가
부기 역명이 사용되고 있는 부산 도시철도 21개 역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병원이었다.
부산교통공사는 부기 역명 유상 판매 사업으로 현재 1~4호선 전체 109개 역을 대상으로 3년마다 정기 공고를 통해 입찰을 진행하고, 매년 부기 역명에 관심이 있는 곳이 나타나면 수시 입찰을 병행한다.
부산교통공사에 따르면 109개 역 중 21개 역이 판매됐으며, 이 중 기업은 2곳에 그친다. 이 외에는 대학이 동명대학교역(2호선 경성대·부경대역) 1곳, 공익 시설이 부산도서관역(2호선 덕포역) 1곳이었다. 나머지 17곳(81%)은 모두 크고 작은 병원이었다. 병원들은 동래, 장산, 해운대, 광안, 미남, 남포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역들을 중심으로 부기 역명을 사용하고 있다.
기초 가격(3년 계약 최저 입찰가의 기준 가격)이 가장 낮은 곳은 4호선 안평역(6600만 원)이었으며, 가장 높은 곳은 서면역(1·2호선, 3억 6000만 원)이었다. 팔린 부기 역명 중에 기초 가격이 가장 높았던 곳은 광혜병원역(3호선 미남역·1억 7700만 원), 가장 낮았던 곳은 부산힘찬병원역(4호선 수안역·7200만 원)이었다. 최고가와 최저가 모두 병원이다.
부산교통공사 영업처 관계자는 “대기업이 적은 부산에는 병원들이 부기 역명을 이용한 홍보에 관심이 많다”며 “낙찰가를 공개할 수 없지만 서울과 같은 경쟁이 없는 단독 응찰이 대부분이어서 최저 입찰가 수준에서 계약이 이뤄진다”고 밝혔다.
부산교통공사는 부기 역명 유상 판매를 활성화하기 위해 역별로 최대 2개까지 역명 병기를 허용한다. 이에 따라 무상으로 병기하고 있는 역명이 없는 역에는 2개까지 부기 역명을 판매할 수 있다. 또 이미 무상 병기 중인 역명이 있는 경우에도 부기 역명 1개를 판매할 수 있다. 아울러 2020년부터는 관공서도 유상 판매 대상에 포함(기존에 무상 병기 중인 관공서는 제외)하는 등 타 지역 도시철도 운영 기관들에 비해 적극적인 유인책을 쓰고 있다. 그럼에도 부기 역명 유상 판매 수익은 2013년 5억 7000만 원(11개 역)에서 지난해 8억 6000만 원(21개 역)으로 10년간 증가 폭이 미미했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