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엑스·스타링크, 브라질서 퇴출 위기
가짜뉴스 계정 차단 명령에
엑스 측 “표현의 자유” 거부
현지 법원 “엑스 접속 시 벌금”
이번엔 스타링크가 명령 거부
검찰, 스타링크 법인 계좌 동결
브라질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옛 트위터)에 이어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위성 서비스 ‘스타링크’가 차단될 전망이다. 두 업체 모두 미국의 억만장자인 일론 머스크가 경영하고 있다.
브라질 방송·통신 관련 허가·규제·감독기관인 ‘아나텔’은 브라질 내 통신·인터넷 관련 사업자 중 스타링크 만이 연방대법원의 엑스 차단 명령을 따를 의사가 없다고 공개한 유일한 회사라고 밝혔다고 현지 언론인 G1과 로이터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나텔은 “브라질 통신 관련 사업자들이 엑스를 차단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모니터링 중”이라며 “스타링크의 경우에만 엑스 차단 결정을 준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고 전했다.
앞서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집권 시절 가짜 뉴스와 증오 메시지를 유포한 혐의를 받는 이른바 ‘디지털 민병대’의 행위에 위헌적 요소가 있다며 엑스에 특정 계정을 차단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엑스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며 이를 따르지 않았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개인과 기업이 사설망을 통해 엑스에 접속할 시 5만 헤알(한화 1200만 원 상당)의 벌금을 부과하라고 아나텔에 명령했다. 이 상황에서 스타링크가 엑스 차단 명령을 거부한 것이다.
G1은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스타링크 역시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당국이 브라질에서의 운영 면허를 취소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스타링크는 이미 대법원 결정에 따라 브라질 내 계좌 동결 처분을 받은 상태다.
대법관들은 또 머스크에 대해 ‘민주사회라면 자리를 잡을 수 없는 공격의 자유를 표현의 자유와 혼동한다’, ‘증오 발언에 대한 헌법적 금지를 검열과 고의로 섞고 있다’며 브라질 사법 시스템 수호 의지를 천명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역시 CNN 브라질과의 인터뷰에서 대법원 판단에 만족감을 전하며 “부자라는 이유만으로 국제사회가 머스크의 극우 이데올로기를 참을 이유는 없다는 중요한 신호를 (브라질 사법부가) 보냈다”고 말했다.
한편, 브라질 대법원의 판결에 원색적으로 비난해 온 머스크는 이날도 엑스 계정에 "범죄자가 감옥에 갇히는 건 시간 문제"라거나 "선서와 달리 헌법을 위반하는 대법관은 탄핵감"이라는 취지의 글을 수 차례 올리며 반발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