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온에 비상 걸린 수산업, AI가 회복력 키울 것” [미리보는 WOF 명강]
수산 세션
레이첼 틸러 박사·얀 벤트 대표
해양 자원·디지털 전환 전문가
AI의 어업 현장 데이터화 기대
"세부 패턴 식별해 적조도 감지”
제18회 세계해양포럼(World Ocean Forum·WOF)이 오는 24~26일 부산롯데호텔에서 개최된다. 올해 WOF 주제는 AI(인공지능) 시대 속 해양의 역할에 초점을 둔 ‘오션 인텔리전스 위드 AI(Ocean Intelligence with AI)’다.
26일 진행되는 수산 세션에서는 유럽 4대 독립 연구기관인 SINTEF 수석 과학자 레이첼 틸러 박사와 디지털 솔루션 국제 기업 ‘North.io’ 창업자 얀 벤트 대표가 발제자로 나선다.
틸러 박사는 AI가 생물 다양성 감소, 기후 변화로 인한 스트레스 요인 증가, 식량 안보 위협 등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AI가 과제 해결에 필요한 데이터를 원활하게 수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후 변화에 따른 스트레스 요인은 어류 자원의 이동, 해양 산성화, 침입종 확대 등이다.
틸러 박사는 “해양 생태계에 대한 인위적 영향을 잘 이해하려면 어업인의 현장 데이터 기여가 필요하며, 그 과정에서 어업인의 작업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면서 “AI는 어업인들에게 더 나은 작업 환경을 제공하면서도 과학자들이 필요로 하는 귀중한 데이터를 제공하게 해 준다”고 강조했다.
틸러 박사는 생물 다양성, 해양 자원, 글로벌 거버넌스 등의 분야를 전문적으로 연구해 왔다. 유럽판 어획 모니터링의 디지털 전환과 관련한 ‘에브리피쉬(Everyfish)’ 프로젝트도 총괄하고 있다. 틸러 박사는 “AI를 활용한 어업 혁신에 관심이 많으며, 이는 흥미로운 EU 프로젝트인 에브리피쉬와도 관련성이 높다”면서 “WOF에서 관련 의견을 제시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생물 다양성 보전 등 해양 정책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정부, 학계, 산업계 등 이해관계자들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틸러 박사는 “새로운 기술을 필요로 하는 당사자들을 (정책 수립 과정에)포함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효과를 볼 수 없다”면서 “이해관계자 간 신뢰, 동등한 관계를 기반으로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벤트 대표는 AI 등 디지털 기술이 고수온, 적조의 영향을 완화하고 수산업의 회복력을 키우는 강력한 도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벤트 대표는 “고수온과 적조의 빈도 증가는 심각한 어류 폐사 문제를 일으키고 생태계를 교란해 상당한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면서 “AI는 유해 환경 조건을 모니터링하고 위험도를 평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령 AI 알고리즘이 위성, 기후 등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이상 현상의 발생을 높은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AI 기반 데이터 분석은 수질, 플랑크톤 개체군의 미묘한 패턴까지 식별해 적조를 조기에 감지할 것으로 기대한다. 벤트 대표는 “과거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학습해 시간이 지날수록 예측 정확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회사 North.io는 기후 변화, 환경 보호, 디지털 변환에 초점을 맞춘 기업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지리정보학자인 그는 해양 데이터 공간을 만드는 Marispace-X 프로젝트, 데이터 공간 기술을 어업의 지속 가능성에 적용하는 Fish-X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벤트 대표는 “두 프로젝트에서도 AI는 데이터 재구성, 위험 평가, 물체 감지 등에 사용되고 있다”면서 “특히 AI의 전례 없는 데이터 처리 능력은 데이터 수집이 까다로운 해양 환경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우리 해양이 직면한 중대한 과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해양 거버넌스를 발전시키기 위해 제18회 WOF에 참가하게 됐다”면서 “경제 성장, 해양 생태계 보전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여러 관계자와 논의할 특별한 기회”라고 덧붙였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