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워터프런트 기획자 초청 ‘디자인 부산’ 열공
디자인본부 해외 전문가 첫 초빙
보스턴 기획개발처 디자이너 강연
사우스보스턴 개발 사례 등 공유
“보스턴은 도시 면적의 4분의 1 이상이 강, 항구 등 수변공간으로 이뤄져 있어, 수변 개발에 있어서 공공성 개념이 일찌감치 자리 잡았습니다. 시민들이 친수공간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보행로와 공원을 곳곳에 조성하고, 인접 지역과 조화를 이루는 개발이 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엄격히 관리하고 있습니다.”
3일 오후 부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는 부산시와 시의회가 공동주최한 ‘디자인 부산 혁신을 위한 전문가 초청 강연’이 열렸다. 이번 강연은 지난 7월 시 미래디자인본부가 신설된 후 첫 해외 도시디자인 전문가 초청 강연으로, 외국 선진 도시들의 도시재생 모델을 연구해 부산만의 특색과 품격을 담은 ‘디자인 기반 글로벌 허브도시’를 조성하는 데 접목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날 강연에 나선 주정준 미국 보스턴기획개발처 도시디자인 수석디자이너는 ‘남보스턴 수변(사우스보스턴 워터프런트) 개발 사례’를 중심으로 관련 제도와 계획, 지침 등을 소개하고 항만과 수변의 효과적 관리 방안을 제시했다.
보스턴시는 1982년부터 25년간에 걸쳐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 토목공사로 불리는 ‘빅 디그(Big Dig)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만성적인 교통 체증을 유발하고, 도심과 수변 공간을 단절시켰던 고가도로를 철거하는 대신 5.6km 구간에 걸쳐 왕복 8~10차로의 대심도 지하도로를 건설했다. 고가도로가 있던 용지에는 선형 공원을 조성했다. 주민과 관광객들도 도심에서 공원을 거쳐 곧바로 바닷가까지 손쉽게 걸어갈 수 있게 됐다.
고가 철거로 시야가 트이고, 접근성이 높아지는 등 수변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수변 지역 개발에도 탄력이 붙었다. 낡은 항구와 창고, 공장 등이 밀집해 쇠락해 가던 수변 공간은 시민의 친수공간이자 새로운 경제 중심지로 탈바꿈했다. 교통난과 소음, 도심 슬럼화로 악명 높았던 보스턴은 미국 북동부의 중심 도시이자, 세계인들이 찾는 글로벌 도시로 새로운 부흥기를 맞았다.
이 과정에서 보스턴시는 메사추세스주의 공공수변구역법을 적용해 수변 공간이 주거지나 상업시설 중심의 난개발로 치닫지 않도록 개발 과정을 엄격하게 관리했다.
부산시도 ‘2040년 부산도시기본계획’에 ‘수변 특화 기본계획’을 수립해 수변 지역 공공성을 확보하는 등 시민들의 생활양식을 반영한 수변 중심 도시 공간구조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