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이어 보험사도 주담대 ‘확’ 조인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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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문턱↑
5대 은행 모두 주담대 규제 강화
삼성생명도 보험사 최초로 제한
하반기 ‘대출 절벽’ 커질 듯

대출 문턱이 금융권 전반에서 높아지며 올해 하반기 ‘대출 절벽’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 모습. 연합뉴스 대출 문턱이 금융권 전반에서 높아지며 올해 하반기 ‘대출 절벽’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 모습. 연합뉴스

주요 은행이 2주택 이상 다주택자가 서울 등 수도권에서 주택을 추가로 구입하는 목적의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하기로 했다. 여기에 인터넷전문은행과 보험사 등도 주담대 취급 제한을 시작했다. 대출 문턱이 금융권 전반에서 높아지며 올해 하반기 ‘대출 절벽’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오는 6일부터 2주택 이상의 다주택자에 대해 수도권 소재 주택 구입 목적의 자금 대출을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농협은행은 전날 실수요자 중심의 가계대출 관리 방안의 하나로 이같이 결정해 영업점에 공문을 내려보냈다.

농협은행은 또 2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대해 생활안정자금을 1억 원으로 제한할 예정이다. 아울러 갭투자(전세 낀 주택 매입) 등 투기성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역시 한시적으로 중단할 계획이다.

모기지 보험(MCI·MCG)도 제한한다. 지난 6월 26일부터 대면 주택담보대출 시 중단했던 MCI의 경우 비대면 주택담보대출로 확대하는 동시에 MCG 취급을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다만 주택도시기금(디딤돌) 대출과 집단(잔금) 대출은 여기서 제외한다.

우리은행 역시 9일부터 주택을 한 채라도 소유한 경우, 서울 등 수도권에 주택을 추가로 구입하기 위한 목적의 대출을 전면 중단한다. 또 전세자금대출도 전 세대원 모두 주택을 소유하지 않은 무주택자에게만 지원키로 했다. 이는 갭투자 등을 활용한 투기수요를 차단하기 위함이다.

KB국민·신한은행도 주담대 최장 만기를 30년으로 단축했다. 만기가 짧아지면 매년 갚아야 하는 원리금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따라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하나은행도 다주택자 생활안정자금 대출 한도를 연간 1억 원으로 제한한 상태고,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도 유주택자 대상 주담대 취급을 중단했다.

보험사도 유주택자에 대한 주담대 취급을 중단하며 가계대출 조절을 위한 대출 제한이 금융권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삼성생명은 전날부터 수도권 주담대의 경우 기존 주택 보유자에 대해서는 주택 구입 자금을 제한한다고 각 영업점에 통보했다. 특히 기존에 집 한 채를 보유한 사람이 새 집을 사는 즉시 기존 집을 처분하는 조건에 대한 대출도 막았다.

전 금융권에서 대출심사·관리 강화 움직임이 일어나며 주택 계약을 마쳤거나 이사를 계획 중인 실수요자 사이에서는 대출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실수요자는 피해가 없도록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안다”면서도 “삼성생명 사례 같이 기존 집을 처분하는 경우에도 주담대 취급이 제한될 수 있는 만큼 실수요자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이날 가계대출 관리 강화와 관련해 "갭투자 등 투기수요 대출에 대한 관리 강화는 바람직하지만, 대출 실수요까지 제약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해달라"고 금융권에 주문했다.

이 원장은 특히 은행 대출 심사 강화 조치 이전 대출 신청을 접수했거나 계약을 체결한 경우 고객 신뢰 보호 차원에서 예외 인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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