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SNS 통해 딥페이크 합성물 판매한 10대 등 3명 검거
불법 딥페이크 합성물과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해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판매하고 수익을 챙긴 10대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중 1명은 구속됐다.
부산경찰청은 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허위 영상물 편집·반포)과 아동·청소년성보호에 관한 법률(영리 목적 성 착취물 판매) 위반 혐의로 A(18) 군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B(19) 군은 구속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 고등학생인 C 군은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은 또 구매자 63명도 함께 검거했다. 구매자의 80%는 미성년자다.
경찰에 따르면 A 군은 지난 4~5월 디스코드 앱에서 유명 연예인의 불법 딥페이크 합성물 1230개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4만 4000개를 15명에게 판매하고 27만 원을 받은 혐의다. 경찰은 고교 졸업생인 A 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디스코드는 게임 정보 공유를 위해 미국에서 개발된 앱으로, 채팅, 영상통화, 개인 방 개설이 가능하며 지난 2019년 11월부터 한국 서버를 통한 서비스를 시작했다. 게임을 즐기는 10대 청소년들이 많이 이용하는 앱으로 알려져 있다.
또 B 군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4월까지 디스코드앱을 통해 아동·청소년성착취물 5만 4609개를 100여 명에게 판매하고 220만 원의 수익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B 군은 지난달 말 구속돼 검찰에 송치를 앞두고 있다.
고등학생인 C 군은 지난 3~5월 해외 SNS를 통해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10명에게 판매해 95만 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SNS에 광고성 해시태그를 올리고 디스코드로 통하는 링크를 걸어 유도하는 수법으로 디스코드 내 방에서 불법 영상물 판매 행위를 했다. 불법영상의 피해자는 대부분 연예인이나 유명 크리에이터였다. 불법 영상물은 폴더별로 묶어놓은 뒤 폴더 하나당 5000원~3만 원을 받고 판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불법 영상물을 직접 제작하진 않았으며, 누군가로부터 공유받거나 구입한 것이라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번 범행에 사용된 SNS에는 ‘텔레그램’은 없었으며 ‘디스코드’와 ‘라인’ 등이 주로 쓰였다고 경찰은 밝혔다.
또한 검거된 구매자의 80%는 미성년자였으며, 나머지 20%는 20대 초반이 주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구매자 중 30%가량이 촉법 소년(만 10~13세)이라고 밝혔다. 구매자의 경우도 아동청소년성착취물소지 등 법률 위반에 따라 1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진다.
한편 경찰은 현행법상 딥페이크의 경우 제작·유포자에 대한 처벌 규정은 있지만 구매자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다며 시급한 입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경찰청 유재헌 여성청소년수사계장은 “성인 딥페이크 합성물만 구입한 사람이 4명이었는데, 이들은 아동·청소년성보호에 관한 법률 적용도 받지 않기 때문에 처벌 조항이 없어 입건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전담수사팀을 꾸려 24시간 신속 대응 체제를 구축한 부산경찰청은 딥페이크 성 착취물 피해 사례가 확인되는 즉시 수사에 착수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