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분진 피해 더 못 참아” 재개발 공사 대책 촉구
남구 대연3구역 인근 아파트
구청에 1517명 진정서 제출
기준치 초과 발파 소음 등 호소
조합 측 “시공사와 논의해 답변”
부산 남구의 한 아파트 입주민 1500여 명이 인근 대규모 재개발 공사로 수개월간 소음, 분진 등으로 고통받았다며 관할 기초 지자체에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섰다. 입주민들은 향후 공사가 끝날 때까지 수년간 피해가 이어질 수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4일 부산 남구청과 A아파트 등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A아파트 입주민 1517명이 단체 진정서를 남구청에 제출했다. 아파트 단지 맞은편 대연3구역 재개발 공사가 유발하는 소음, 분진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피해 보상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왕복 8차선 건너편에서 진행 중인 재개발 공사는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재개발 공사 기간은 2027년 2월까지다. 공사 내용은 4488세대 규모 아파트를 신축하는 것인데, A아파트 입주민은 올해 초부터 발파 작업 등으로 소음, 분진 문제가 심각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재개발 공사장에서 발생한 소음이 올해만 세 차례 법적 기준치를 초과하기도 했다. 남구청에 따르면 주거 지역에서 공사 소음은 65dB(데시벨)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지난 1월과 6월, 7월에 각각 73dB, 71dB, 69dB의 소음이 측정돼 재개발 조합, 사업자 측에 과태료가 부과되기도 했다. 최근에도 65dB 수준에 근접한 소음이 계속해서 발생하는 실정이다.
입주민들은 소음뿐 아니라 이른 아침 공사와 분진으로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입주민들은 새벽부터 진행하는 공사에 잠을 설치고 분진으로 창문조차 열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입주민 박 모 씨는 “과거에는 오전 6시 40분부터 트럭이 공사장에 들어가면서 소음이 들렸다. 구청에 항의를 넣다 보니 최근에는 오전 7시 45분께로 공사 시작 시간이 그나마 늦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매일 창문을 물휴지로 닦는데, 그때마다 휴지가 검은색으로 바뀐다”고 덧붙였다.
방음벽 같은 시설물도 재개발 공사 현장이 A아파트와 비교해 지대가 높은 탓에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까지 '민원 폭탄'을 받는 남구청 측도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남구청 환경위생과 관계자는 “6m 높이 방음벽을 설치했지만, 모든 소음을 막기는 어렵다. 공사 시작 시간은 오전 8시 이후에 시작하도록 재개발 사업자 측에 전달했다”며 “우리나라 공사장 현장이 다 비슷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재개발 조합 측은 남구청, A아파트 등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연 3구역 재개발 조합 관계자는 “남구청, 입주민, 시공사와 논의하는 단계”라며 “시공사와 잘 논의해서 남구청에 민원 관련으로 답변을 보낼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