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WTI 배럴당 70달러 붕괴…미 경기 우려 여파
전일보다 1.62% 떨어진 69.20달러
작년 12월 13일 이후 최저가격 기록
‘OPEC+’ 18만배럴 증산 연기 방안 논의
국제유가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를 기준으로 배럴당 70달러가 붕괴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동맹국으로 구성된 ‘OPEC+’가 증산을 연기한다는 소식이 들려왔지만 미국의 경기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면서 유가를 눌렀다. 최근 들어 국제유가 약세가 계속되고 있어 국내 주유소 기름값도 앞으로 더 내릴 전망이다.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대비 1.14달러(1.62%) 하락한 배럴당 69.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가 종가 기준으로 70달러를 밑돈 것은 작년 12월 13일 이후 처음이다.
브렌트유 11월 인도분 가격도 1.05달러(1.42%) 낮아진 배럴당 72.70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작년 6월 하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가는 장중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흐름을 이어가진 못했다. 장 후반으로 가면서 낙폭은 확대됐다.
‘OPEC+’는 다음달부터 하루 18만 배럴의 증산을 하려고 했으나 이를 연기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가 최근 크게 하락하자 증산을 하게 되면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원유시장은 미국 경제지표 부진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지난 7월 구인 건수는 767만 3000건으로 전달에 비해 23만 7000건 줄면서 2021년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809만건)를 크게 밑돌았다. 구인 건수란 기업들이 사람을 구하는 건수를 말한다.
이에 금리 선물시장에선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이달 빅 컷(0.50%포인트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베팅이 강해졌다.
씨티그룹은 “OPEC+가 추가 감산을 하지 않으면 수요 감소와 비OPEC 산유국들의 탄탄한 공급 증가로 내년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평균 60달러가 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