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야 대정부 공세 속 국민의힘 '민생·협치' 거듭 제안
국민의힘 교섭단체 대표연설
개혁·민생·미래 앞세워
"민생 입법 여야정 협의체·패스트트랙"
거야 압박 속 '협치' 내세우며 차별화 시도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입법 독주를 비판하면서도 민생·협치를 거듭 강조했다. 각종 의혹을 쏟아내며 연일 대정부 공세를 펼치는 민주당과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최근 여야의 극심한 대립과 정치 퇴행의 배경에 민주당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했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한 사람을 위해 포획된 방탄 정당의 수렁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며 “민주당은 탄핵소추권마저 정쟁의 도구로 삼아 마구잡이로 내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등 야당은 22대 국회 개원 이후 탄핵안 7건에 특검법안 12건을 발의했다. 여기에 인사청문회를 제외하고도 13회의 청문회를 개최하며 다수 의석을 앞세워 윤석열 정부를 압박하는 상황이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 주도의 정쟁으로 민생이 지워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쟁의 장으로 변질된 지난 100일간의 국회에서 민생은 설 자리가 없었다”며 “진실로 답답하고 두려운 것은 민주당 입법 폭주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를 겨냥해 “이 대표에 대한 수사와 재판은 개인 차원에서 당당하게 대응하라”고 강조했다.
추 원내대표는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이 여야 합의 없이 법안 7건을 강행 처리한 것을 두고는 ‘정치 횡포’라고 규정했다. 이들 법안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는 “민주당이 일방적인 입법 폭주를 하지 않았다면, 대통령이 왜 거부권을 행사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최근 제기한 계엄 준비 의혹을 두고도 “황당무계한 가짜 뉴스”라며 “국민을 바보로 여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추 원내대표는 정쟁을 내려놓고 민생을 앞세우자고 제언했다. 그는 “이번 정기국회만큼은 정쟁을 내려놓고 민생경제 현안을 챙겨 미래를 준비하자”며 이 대표를 향해 민생 법안 논의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 구성과 ‘민생 입법 패스트트랙’ 도입을 제안했다.
민생입법 패스트트랙에 대해 추 원내대표는 “여야 간 이견이 크지 않은 비쟁점 민생법안들을 따로 분류해 신속하게 처리하는 장치를 도입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추 원내대표는 ‘국회의원 윤리실천법’ 제정 필요성도 주장했다. 그는 “막말과 폭언, 인신공격, 허위사실 유포, 근거 없는 비방, 정쟁을 겨냥한 위헌적 법률 발의를 하는 나쁜 의원들을 강하게 제재하자”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윤 정부가 추진 중인 연금·의료·노동·재정 등 4대 개혁 과제에 대해서는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그는 “연금 개혁을 확실하게 매듭짓겠다. 이와 함께 필수의료를 정상화하고 지역의료를 살릴 의료 개혁을 이뤄내겠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추 원내대표는 “노동 개혁의 속도를 더욱 높여나가겠다. 윤 정부 출범 이후 노사 법치를 확립한 결과, 연례행사였던 대규모 불법 파업이 사라졌다”고 명분을 더했다.
추 원내대표는 연설 마지막에 야당을 향해 ‘협치’를 거듭 제안했다. 그는 “국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보다 더욱 큰 가치는 없다. 이에 대해선 우리 모두가 공감할 것”이라며 “국민의 삶과 아무 상관없는 정쟁은 여기서 멈추자”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을 지켜봐 주고 힘을 보태 달라”며 “좋은 정치로 보답해 민생을 지키고 미래를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