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메밀면에서 골프장까지… ‘외식신화’ 함께 쓰는 형제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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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소바그룹 박현철 회장·박용철 부사장

2006년 의령읍서 소바집 개업
반죽·육수·양념 등 특허만 7개
‘의령소바’ 전국 170개 가맹점
2022년 이지스카이 CC 준공

의령소바그룹 박현철(오른쪽) 회장과 동생 박용철 부사장은 메밀 소바 식당을 전국적인 외식 프랜차이즈로 키워냈다. 의령소바그룹 제공 의령소바그룹 박현철(오른쪽) 회장과 동생 박용철 부사장은 메밀 소바 식당을 전국적인 외식 프랜차이즈로 키워냈다. 의령소바그룹 제공

경남 의령의 조그만 메밀 소바 식당을 전국적인 외식 프랜차이즈로 키워낸 박현철(46) 의령소바그룹 회장과 두 살 아래 동생인 박용철 부사장은 보기 드물게 힘든 시절을 거치며 대박 신화를 썼다.


16살 때 부모님을 여읜 박 회장 형제는 먹고 살기 위해 어린 나이부터 해보지 않은 일이 없었다. 야식, 포장마차를 운영하면서 모은 자금으로 2006년 가까스로 의령읍내의 전통시장 한 구석에 조그만 소바집을 개업했다. 경남에서도 인구가 가장 적은 의령에서 음식 장사를 해서 돈을 번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박 회장은 “창업 초기에는 말이 소바집이지 흉내를 내는 정도였고, 당시 하루 매상이 3만 원이었을 정도로 장사가 안됐다”고 회고했다.

박 회장 형제는 소바 개발에 미쳐 밤을 세워가며 수십 번 씩 반죽을 빚고 면을 뽑았지만 시행 착오만 반복됐다. 하지만 끊임없는 연구와 조리법 개발을 통해 만든 의령소바가 맛집이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2011년 의령메밀푸드시스템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은 성장했다. 박 회장 형제가 보유한 특허는 제면용 반죽, 온·냉육수, 만능육수, 비빔양념, 갈비탕, 소고기국밥 등 7개나 된다. 박 회장 형제는 맛도 중요하지만, 그 맛에 상응하는 고객 서비스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우리 선조가 이용한 고급 놋그릇에 소바를 제공해 타 업소와 차별화를 꾀했고, 브랜드 가치와 고객의 신뢰도를 높여갔다.

이후 상표등록을 통해 ‘(주)의령소바’를 출원하며 브랜드화에 나섰고,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공식 지정 음식점 추천 맛집, 같은 해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대상 선정 등을 통해 입지를 넓혔다.

이후 의령의 대표 음식인 ‘망개떡’을 현대화한 ‘메밀망개떡’까지 상표 등록을 함으로써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기틀까지 마련했다. 현재 의령소바는 전국 170여개 가맹점을 두고 당일 직배송 시스템까지 갖춰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신선한 식품을 공급한다.

박 회장 형제의 노하우로 만들어낸 또 하나의 메밀 전문 브랜드 ‘기찬메밀국수’를 2018년 출시했으며, 메밀 간편식 전문몰 ‘메밀마켓’도 운영하고 있다. 기찬메밀국수는 메밀을 활용한 메밀자장면, 메밀콩국수, 메밀짬뽕, 장터설렁탕, 선지해장국, 메밀돈가스, 메밀김치전병, 메밀찐빵, 메밀왕만두 등을 메뉴로 구성했다. 이제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베트남 나아가 미주, 유럽까지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외식업계에서 신화를 창조한 박 회장 형제의 다음 행보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골프장 사업이었다. 박 회장은 의령소바의 판매망을 확대하기 위해 골프장 식·음료 사업 진출을 노리다 아예 골프장을 운영하게 됐다. 대구시 군위군에서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던 이지스카이 CC(18홀)를 인수해 2022년 준공한 것이다. 골프장 내장객들에게 맛있는 메밀소바를 맛보이고자하는 박 회장의 마음이 ‘나비 효과’를 불러와 골프장까지 갖게 됐다. 그는 골프장의 모기업이 의령소바인 만큼 음식의 맛과 질에서는 다른 골프장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앞서야 한다는 소신을 지키고 있다.

이지스카이 CC는 빅데이터(구글 트렌드지수, 네이버 검색량 등) 분석으로 한 국내 골프장의 선호도 평가에서 지난 8월 전국 450여개 골프장 가운데 17위를 차지했으며, KLPGA(한국여자골프협회) 2부 투어 14개 대회를 치르고 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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