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더위에 동네 물놀이장도 인기
어린이대공원·기장 윗골공원 등
이용객 전년보다 20~50% 늘어
렛츠런파크, 2만 4000명 방문
폭염에 도심 전역이 피서지로
올여름 이례적인 불볕더위 속 부산 해수욕장을 넘어 도심 물놀이장에도 피서객 행렬이 이어진다. 여름 휴가철 부산 일부 해수욕장에 주로 몰리던 피서객들이 도심 곳곳까지 번져나가며 부산 전체가 ‘거대 피서지’가 된 모양새다.
5일 부산 각 지자체에 따르면 올여름 부산 7개 해수욕장 방문객 수가 지난해 대비 약 10%(177만 9329명) 늘어나는 등 피서객 행렬이 이어진 한편, 부산 도심 곳곳 물놀이장에도 피서객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기장군청이 지난 6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운영한 기장군 정관읍 윗골공원 야외 물놀이장에는 총 3만 7000여 명의 이용객이 찾았다. 이는 지난해 이용객 수 2만 4000여 명 대비 53% 늘어난 수치다.
올해 부산 지역 물놀이장은 총 112곳으로, 지난해 90곳에 비해 부쩍 늘었다. 부산시설공단에 따르면 올여름 부산진구 부산어린이대공원 키드키득파크 물놀이장에는 총 7300여 명의 이용객이 찾았다. 지난해 이용객 수 5800여 명에 비해 25%가량 늘어난 것이다.
특히 어린이대공원 물놀이장은 무료로 운영돼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인기를 끌었다. 부산시설공단 관계자는 “등산 목적으로 오거나 어린이대공원을 방문했던 시민들이 공원 내 물놀이장을 편하게 즐겼다”며 “날씨가 더워 더 많은 시민이 시설을 이용했다”고 말했다.
일부 물놀이장에는 해수욕장 피서객에 버금가는 수의 이용객이 찾기도 했다. 올해 운영된 강서구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블루밍 워터페스티벌’ 물놀이장은 무려 2만 4000여 명이 찾았다. 이곳 물놀이장은 지난 7월 개장해 지난달 말까지 매주 주말 운영됐는데 일평균 1300명이 방문했다. 저렴한 이용료와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즐길 수 있는 가족쉼터존, 그늘막 등 다양한 시설이 인기를 끈 것으로 보인다.
서구 송도공원의 경우 바닥분수 2곳을 가동했다. 북구 천사공원, 명진공원, 용당공원, 희망공원, 풀소리공원, 대천천수변공원에도 물놀이 시설이 운영됐다.
시민들은 물놀이 시설 증설이 반갑다는 반응이다. 부산 시민 이 모(36) 씨는 “바다는 덥고 씻는 것도 번거로워 아이들과 가기가 불편했는데, 집 근처에 수심도 얕고 해파리 등 사고 위험도 없는 물놀이장이 생겨 올여름 아이들과 자주 방문했다”고 말했다.
여름 내내 불볕더위가 이어지면서 더위를 식히려는 시민들이 늘어나면서 해변과 도심 구분 없이 부산 전체가 거대한 피서지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이용객이 적었던 부산 외곽 해수욕장들도 일제히 피서객이 늘어났다. 서구 송도해수욕장에는 지난해(213만 100명)보다 약 50만 명의 이용객이 더 찾았고, 기장군 일광·임랑해수욕장도 각각 약 20% 이용객이 늘어나 여름철 대표 해수욕장으로 자리매김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