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사회복지는 휴먼서비스… 안정적 구조 닦을 터” 류승일 부산사회복지관협회장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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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사 처우 개선·인력 확보
노후 복지관 시설 보강 시급
복지관 순위 매기기 폐지 노력
부산 54개 사회복지관 대표

제19대 부산사회복지관협회 류승일 회장은 “‘복지관 인력 체계 현실화’를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19대 부산사회복지관협회 류승일 회장은 “‘복지관 인력 체계 현실화’를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복지는 휴먼서비스입니다. 복지관 인력 체계 현실화를 통해 안정적인 구조를 닦아야 지역사회에 질 좋은 복지가 돌아갈 수 있습니다.”

지난 4일 부산 동래구 부산사회복지종합센터에서 만난 제19대 부산사회복지관협회 류승일 회장은 가장 먼저 해결되어야 할 현안으로 ‘복지관 인력 체계 현실화’를 말했다. 사회복지관에 요구되는 역할은 점점 많아지지만, 이를 쳐낼 인력이 안정적으로 받쳐주지 않으면 질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

류 회장은 “부산은 노인 인구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고, 수급자 비율은 전국 2위다”며 “자살, 고독사 등 복지 사각지대에서 벌어지는 문제가 나타나면서, 사회복지관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사회복지사의 업무 또한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만성적인 인력 부족을 겪지만, 복지관 경로식당 운영을 위해 법적으로 의무 배치해야 하는 영양사와 조리사에 대한 인건비 지원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필수 인력인 사회복지사 대신 영양사와 조리사를 채용하기도 한다. 류 회장은 “부산 지역 사회복지관 41곳이 급식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별도 인건비 지원을 받지 않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더 적은 사회복지사 인력이 복지 업무를 봐야 하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근속연수가 2~3년에 불과한 사회복지사 처우 개선을 통한 지속 가능한 인적 자원 확보도 과제다. 류 회장은 “과거 사회복지관은 사회복지학과 학생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복지 최일선 현장이었다”며 “현재는 그 순위에서 많이 밀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복지사에 대한 처우 개선 문제는 사회복지 서비스 질과 직결돼 있다”며 “현재 사회복지 서비스가 양적으로 많이 늘어난 상황인데, 사회복지사들이 오래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지역 주민과 라포르(친밀감) 형성, 노하우 축적 등에 따른 질적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30년 넘은 노후 복지관의 안전 취약성을 개선하기 위한 시설 보강 지원도 시급하다. 류 회장은 “대부분 소방시설 관련 법이 마련되기 이전에 지어졌다. 스프링클러의 경우 54개 사회복지관 중 10곳만 설치돼있다”며 “단순히 시설이 낡은 문제뿐만 아니라 주민들을 위한 안전을 고려해서라도 대대적인 시설 보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앞으로 지역 사회복지계가 ‘공유와 연대’ 가치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관 만족도 평가에서 순위를 매기는 탓에 지역사회 우수사례가 공유되기보다 경쟁적 구도로 나아가고 있는 게 최근의 현실이다. 그는 “평가를 안 할 수는 없지만, 경쟁적 구도가 가시화되면서 우수사례가 활발히 공유되지 않고 있다”며 “잘한 기관의 성과를 공유하고, 좋은 사례는 확산시킬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만족도 조사 때 순위를 매기는 부분을 폐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편, 협회 차원의 워크숍이나 성과공유회를 통해 복지관들이 서로 ‘윈-윈’ 할 수 있도록 구조를 개선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촘촘한 복지는 연대를 통해서 달성할 수 있다는 게 류 협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다함께 멀리, 오래갈 수 있는 복지 실천이 필요하다”며 “연대만이 상생할 수 있는 길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지역구 내에서도 어떤 동은 자원이 풍부하고, 어떤 동은 그렇지 않아 매우 열악하다”며 “앞으로는 지역사회의 다양한 자원을 펼쳐 놓고, 자원을 공유하고 나누면서 함께 균형 있는 복지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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