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공시가격, 시세 변동률만 곱해 정한다
작년 공시가격에 시장변동률 곱해 산정
2020년 발표 공시가격 현실화계획 폐지
부동산공시법 개정안 국회 통과가 변수
정부가 앞으로 부동산 공시가격을 산정할 때, 시세가 변동한 비율만큼만 올리거나 내리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2020년 11월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내놓으면서 현실화율을 매년 3%포인트씩 올려 10~15년후 시세 90%까지 반영한다고 발표했는데 이같은 방안은 폐지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12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부동산 공시가격 산정체계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앞으로 공시가격을 정할 때 전년도 공시가격에 시장변동률을 곱해서 정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시세가 9억 원인 아파트가 있다면 올해 공시가격은 6억 2200만 원 수준이다. 시세반영률이 69.2%인 것이다. 그런데 시세가 1.52% 더 올랐다고 치자. 그러면 내년 공시가격은 6억 2200만 원에 1.52% 상승률을 곱한 6억 3200만 원이 된다. 만약 이를 2020년 발표한 현실화계획으로 산정하면 공시가격은 6억 5000만 원이 된다는 설명이다.
국토부는 “시장 변동률의 적정성은 실거래 가격, 감정평가 금액 등 객관적인 증거로 입증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서울과 지방, 아파트와 단독주택, 고가와 저가 주택 등 유형별로 차이가 난 시세 반영률을 공평하게 맞추는 작업은 이어가기로 했다.국토부는 “앞으로 집값 변동과 상관없는 무리한 보유세 인상에 대한 우려를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2020년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내놓은 뒤 2021~2022년 주택가격이 급등하자 공시가격이 급격히 올라갔다. 이 과정에서 국민들의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매우 커진 적이 있다.
다만 정부 계획대로 하려면 부동산공시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한다. 민주당 정부에서 마련한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폐지하는 문제를 현재 야당인 민주당이 쉽게 동의해줄지는 미지수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