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서기 나선 청년에 ‘날개옷’ 선물한 무신사
롯데백 센텀 무신사 매장서
부산 등 자립준비청년 70명
30만 원 옷 쇼핑 지원금 전달
프로필 촬영·멘토링 진행도
12일 오전 10시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 안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 백화점 개장도 되기 전인 시간부터 25명의 청년들이 들뜬 표정으로 옷을 입어보고 있다. 옷을 고르는 이들은 부산·경남지역의 자립준비청년들. 아동복지시설이나 위탁가정 등의 보호를 받다 만 18세가 지나 보호가 종료된 청년들이다.
이날 행사는 무신사의 ESG 활동 중 하나인 ‘너의 꿈을 응원해’ 캠페인으로 진행됐다. 무신사는 앞서 서울, 대구 등 지역에서 400여 명의 자립준비청년을 지원했다. 캠페인이 부산·경남지역으로 확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번 캠페인에는 부산·경남지역 10대 후반~20대 후반 청년 70명의 자립준비청년이 참여했다.
무신사는 자립준비청년들이 입시, 취업 등 새로운 도전에 나설 때 필요한 의류를 지원한다는 의미로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들이 자신의 개성과 취향에 맞는 ‘나다움’을 찾을 수 있도록, 30만 원 금액 내에서 직접 옷을 쇼핑할 기회를 제공한다. 캠페인 참가자들은 전문 헤어·메이크업을 받고 무신사 전문 포토팀이 촬영하는 프로필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이날 캠페인에 참가한 이수빈(27) 씨는 “헤어·메이크업을 받아보는 것이 처음인데 어떤 스타일이 좋을지 고민하는 시간부터 큰 힐링의 시간이었다”면서 “그동안 자격증 준비에만 전념 하느라 지치고 힘들었는데 좋아하는 옷을 입고 사진도 남길 수 있어 뜻깊었다”고 말했다.
이번 캠페인에서는 처음으로 ‘멘토’ 제도도 도입했다. 단순히 옷을 쇼핑하고 사진을 찍는 것에서 더 나아가 함께 진로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정서적 교감을 쌓는 네트워킹 시간도 가졌다. 멘토로는 지역의 자립준비청년 활동가뿐 아니라 이전 캠페인에 참여한 이들도 멘토로 다시 참여했다.
지난해 서울에서 진행한 캠페인에 참가한 후 올해는 멘토로 참여한 모유진(28) 씨는 “보통 자립준비청년들이 홀로서기를 하다보면 우선순위에 따라 지출을 하다보니 먹고 입는 것은 줄이게 된다. 넉넉한 예산으로 옷을 살 수 있었던 경험은 마치 다른 친구들이 흔히 말하는 ‘엄카(엄마 카드)’와 같은 느낌이었다”면서 “자립을 먼저한 선배로서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편이 되어주고 싶고, 장점을 발견해주고 싶은 마음을 갖고 멘토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무신사는 이후에도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청년들의 감수성을 잘 이해하고 지원할 수 있는 기업이라는 특징을 살려 캠페인을 준비했다”면서 “옷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자립준비청년의 홀로서기를 지속적으로 응원할 것”이라 말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