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전국해녀협회 출범에 즈음해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유형숙 동의대학교 한일해녀연구소 소장 동의대 호텔·컨벤션경영학과 교수

올해 9월 21일은 제7회 해녀의 날이다. ‘제주해녀문화’가 유네스코의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해녀들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해녀문화 보존과 전승 등을 위해 9월 셋째 주 토요일이 ‘해녀의 날’로 지정되었고, 기존의 해녀축제도 이즈음의 주말에 개최된다.

동의대 한일해녀연구소와 (재)한빛문화유산연구원은 지난달 30일 경북 경산시 영남대 박물관에서 ‘2024 한일해녀포럼’을 열었다. 바다가 없고 해녀가 활동하지 않는 내륙도시에서 한일해녀포럼을 개최한 것은 파격적인 시도였다.

올해는 해녀문화를 콘텐츠에서 찾자는 취지로 한일 양국의 해녀 관련 콘텐츠를 비교해 보았는데, 해녀물질 기술과 도구는 한일 양국에서 비슷하게 나타나기도 하지만, 콘텐츠의 양상은 다르게 나타나고 있음도 밝혀졌다. 작가들의 해녀 관련 작품으로 시작된 해녀 콘텐츠는 해녀 자신들이 직접 제작에 관여할 수 있는 콘텐츠로 거듭나야 하고, 해녀들이 직접 채취·생산한 특산품의 콘텐츠화가 중요하다는 것과 해녀 콘텐츠가 해녀문화를 자칫 잘못 전달하는 것을 염려하는 발표도 있었다.

일본의 경우, 과거부터 해녀와 관계를 유지하며 해녀사진을 찍어온 향토사진작가의 이야기와 토바시립바다박물관에서 예술과 접목한 해녀문화와 박물관에서 판매하고 있는 해녀 기념품 등의 소개와 전시가 있었다. 그리고 일본 총무성의 지역살리기협력대 프로그램으로 해녀마을에 정착한 미에현의 젊은 해녀이면서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해녀로부터 고령화된 해녀마을에 나름의 방식으로 적응해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한국의 경우, 경주해녀회의 활동 현황과 경북해녀를 알리기 위한 콘텐츠 사례 등의 소개가 있었는데, 제주지역 이외에서 이런 지역해녀에 관한 정보를 들을 수 있는 매우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제주특별자치도에는 해녀노래(1971년, 무형문화재 제1호)와 제주해녀의 물옷과 물질도구(2008년, 민속문화재 제10호)가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또한 해녀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제주칠머리당영등굿(1980년)도 국가무형문화재 제71호로 지정돼 있다. 2015년에는 제주해녀어업이 국가중요어업유산 제1호로, 해녀가 국가무형문화재 제132호로 등재됐다. 계속적으로 해녀의 유산적 가치를 인정하는 국가적 작업들이 진행돼 2016년 유네스코의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제주해녀문화’가 등재되었고, 2023년에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중요농어업유산으로 ‘제주해녀어업’이 등재되었다.

지금껏 해녀문화와 해녀어업을 세계기구에 등재하기 위해 노력해 왔던 제주특별자치도가 올해는 해녀축제와 함께 한반도 전역의 해녀가 하나되는 ‘전국해녀협회’를 출범한다고 한다. 유네스코의 인류무형문화유산에 해녀문화나 한국해녀문화가 아니라 제주해녀문화로 한정돼 육지·육당해녀들의 서운함이 높은 목소리로 표출되었었다. 이번 해녀협회도 제주해녀에서 시작은 하지만 한반도 전역에서 활동하는 해녀들의 목소리를 함께 아우르는 해녀협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