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암살 시도 두 달 만에 또… 미 대선 정치폭력 비상
골프장 인근 300m서 총구 발견
경호국 선제 대응으로 미수 그쳐
트럼프, 민주당 진영 정면 비판해
일반 유권자들에도 위협적 상황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암살 시도가 지난 7월에 이어 15일(현지시간) 또 발생하면서 미국 대선을 50여일 앞두고 정치폭력 대응과 후보 경호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7월에 이어 이날 발생한 암살 시도도 아직 구체적 동기가 확인되지 않았으나, 대선이 초박빙 대결로 진행되면서 이민, 낙태, 민주주의 등 주요 이슈를 놓고 양 진영이 거칠게 대립하고 있어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자신이 소유한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골프를 치던 중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은 그를 향한 암살 시도 행위를 차단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300여m 떨어진 덤불 사이로 튀어나온 AK-47 소총 총구를 발견하고 선제 대응한 뒤 용의자까지 붙잡은 경호국은 이번 사건을 ‘암살 미수’로 규정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7월 13일에는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야외 유세를 하던 중에 총격을 당한 바 있다. 그는 당시 대형 화면에 비친 차트를 보려 고개를 돌리면서 오른쪽 귀에만 상처를 입었다.
당시 현장에서 사살된 총격범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총격을 시도한 동기는 아직 밝혀진 게 없다. 이 때문에 당시 사건이 정치적 공방으로 번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사건 직전에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트럼프를 과녁에 놓아야 한다’고 말한 것이 알려지면서 ‘정치 언어의 온도’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바이든 대통령도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 다음 날인 7월 14일 대국민 연설을 하고 “정치가 킬링 필드(대량 학살 현장)가 돼선 안 된다. 이 나라의 정치적 수사가 너무 과열돼 있다”면서 “정치의 온도를 낮추자”고 직접 말하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격 사건 당시에는 민주당 진영을 직접적으로 비판하지 않았으나 이후에는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의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격이 피격 사건을 초래했다는 공화당 강경파의 공세에 합류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TV 토론에서도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자신을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말한 것을 거론하면서 “그들이 나에 대해 한 말 때문에 아마도 내가 머리(귀)에 총알을 맞은 것 같다”고 밝혔다.
미국 대선에서 정치 폭력 문제는 대선 후보뿐 아니라 일반 유권자들에게도 위협적 상황이 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토론에서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에 거주하는 아이티 이민자들이 이웃 주민들의 반려동물인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고 근거 없이 주장했는데 이 발언으로 스프링필드가 폭탄 테러를 위협받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스프링필드시는 지난 12일 예방 조치 차원에서 시청 건물을 폐쇄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