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 없는 섬…원격 진료 받는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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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사업 대상 확대 추진

의료진이 위성 통신을 통해 선원을 원격 진료하고 있다. 해수부 제공 의료진이 위성 통신을 통해 선원을 원격 진료하고 있다. 해수부 제공

보건소가 없는 섬 지역 어업인을 위한 원격 진료 서비스가 내년부터 전국 모든 섬으로 확대되는 방안이 추진된다.

해양수산부는 ‘비대면 섬 닥터’ 사업을 전국에 확대 실시할 수 있도록 검토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비대면 섬 닥터는 보건소가 없는 유인도서 거주 어업인에게 비대면 원격 진료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전국 464개 유인도서 중 보건소가 없는 섬은 약 200개에 달한다. 보건소가 없는 섬의 어업인들은 진료를 받으려면 배를 타고 육지 병원으로 나가야 했고, 처방받은 약을 다시 섬으로 가져와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해수부는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20개 섬에 있는 3000여 명을 대상으로 시범 사업을 실시했다. 지난달부터는 100개 섬 1만 명을 대상으로 확대 시행 중이다. 해수부는 내년부터 사업 범위를 200개 섬 전체로 늘일 계획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남용 우려로 3개월 분량까지만 처방되는 당뇨나 고지혈증 약이 필요한 어업인들은 정기적으로 육지에 나가야 했기에 불편이 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비대면 섬 닥터 서비스를 이용하면 마을회관 등에 설치된 대형 TV를 통해 의사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진료 시간은 약 10분 내외이며 처방된 약은 집으로 배송된다. 실제로 서비스를 이용한 어업인들은 매우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해수부가 시범 사업 후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 의료 서비스에 대한 평균 점수는 9.4점으로, 이전의 2.5점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어업인들은 이 서비스를 통해 진료와 처방에 걸리는 시간을 평균 10시간 46분 줄였다고 응답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하루 어업을 포기하고 수 시간에 걸쳐 섬과 육지를 오가는 일정은 고령 어업인들에게 큰 부담”이라며 “비대면 섬 닥터 사업으로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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