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커먼랩’ 잇단 투자 유치, 셀프 디지털자산 관리 솔루션 개발
부산핀테크허브 입주 기업으로 창업 3년 째 11억 투자 유치
수탁사 없이 안전하게 자산 보관 가능한 상품 개발 중
부산의 블록체인 기반 핀테크 스타트업이 잇달아 엔젤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성장 가능성을 주목받고 있다.
19일 부산핀테크허브에 따르면 허브 입주 기업인 ‘언커먼랩’이 지난해 3억 원의 엔젤 투자에 이어, 올 4월 스타트업 투자사의 초기창업패캐지 1억 원과 7월 정부와 민간 투자프로그램인 ‘팁스’ 7억 원 등 총 11억 원을 유치했다. 2022년 창업한 초기 핀테크 업체가 잇달아 투자 프로그램에 선정돼 단기간에 10억 원 이상의 시드머니를 확보하는 건 이례적이다.
언커먼랩은 ‘블록체인 노드 오퍼레이션 미들웨어’ 개발 업체이다. 블록체인 관련 사업이나 블록체인 활용한 프로젝트 등을 진행할 때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이다. 인터넷 시대에 사내 인트라넷이나 서버 등을 구축하듯,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만들고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다.
언커먼랩의 잇단 투자 유치는 기술력과 사업성을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언커먼랩의 핵심 상품은 ‘NaaS’ 플랫폼이다. 디지털자산을 수탁사 없이 직접 안전하게 관리하게 할 수 있는 보안 루션이다. 탈중앙화된 방식으로 설계돼 투자자와 사용자 본인만이 접근할 수 있고, 블록체인 기술 지식이 없는 이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언커먼랩의 설명이다.
투자사들은 NaaS 플랫폼의 시장 가능성을 보고 있다. 지난해 터진 ‘하루인베스트먼트 사태’ 등으로 인해 디지털자산 보유자들은 수탁사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 하루인베스트먼트 사태는 수탁사가 허위 광고 등으로 1조 4000억 원가량의 코인을 수탁받은 뒤 돌연 출금을 중단한 일이다. 그렇다고 수탁사 없이 직접 디지털자산 관리하려고 해도, 해킹이나 분실 등의 위험이 따른다.
NaaS 플랫폼은 자산 관리와 스테이킹 등의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도 안정성을 갖춰, 디지털자산 보유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7월 시행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의 입법 취지와 부합되는 기술이라는 것도 투자 유치에 긍적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언커먼랩 김동언 대표는 “블록체인 시장은 참여자들이 계속해서 늘고 있으나,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미들웨어보안 솔루션이 없다는 게 매우 아쉬웠다”고 NaaS 플랫폼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언커먼랩은 한국원자력연구원 관련 정부 출연 기업으로 2022년 블록체인 특구인 부산에 자리를 잡고 창업됐다. 이후 부산핀테크허브 입주 기업으로 선정됐으며 부산대, 부경대 등과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네이버 클라우드, 정보 보안 업체인 안랩 등의 파트너사이기도 하다.
김동언 대표는 “잇단 투자 유치로 내년 상반기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며 “블록체인 기술의 높은 진입장벽을 제거해 산업의 대중화에 기여하는 것이 우리의 최종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