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진구 호천마을도 ‘경사형 엘리베이터’ 가동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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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복도로에 52m 길이로 설치
주민·관광객 접근성 높아질 전망

부산진구 범천동 호천마을에 새롭게 설치된 경사형 엘리베이터. 이달 24일부터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부산진구청 제공 부산진구 범천동 호천마을에 새롭게 설치된 경사형 엘리베이터. 이달 24일부터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부산진구청 제공

부산 부산진구 범천동 호천마을에 길이 50m가 넘는 경사형 엘리베이터가 가동된다. 노년층이 많은 주민이 경사지를 편히 오갈 수 있을 뿐 아니라 대중교통 접근성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드라마 촬영으로 유명해진 공간이라 관광객 방문이 수월해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부산진구청은 오는 24일부터 부산진구 범천동 1515-347번지에 경사형 엘리베이터 운행을 시작한다고 19일 밝혔다. 호천마을 주민과 방문객이 산복도로 경사지를 편하게 이동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호천마을은 많은 노년층이 오랜 시간 터전을 잡고 살아온 공간으로 드라마 ‘쌈, 마이웨이’ 등을 촬영한 후 국내외에서 유명 관광지로 떠오르기도 했다.

호천마을 경사형 엘리베이터는 범천동 백일사 인근부터 위쪽 방향 경사지에 52m 길이로 설치됐다. 2020년 12월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선정되면서 사업이 추진됐고, 2022년 7월부터 올해 9월까지 공사가 진행됐다. 예산은 총 31억 1100만 원을 투입했다.

경사형 엘리베이터는 고령층이 많은 호천마을 주민이 이동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산복도로가 형성된 공간이라 마을 아래쪽과 위쪽을 오가려면 가파른 경사지를 계단으로 오가야 했다. 부산진구청 창조도시과 관계자는 “차량으로 이동하려 해도 옆으로 둘러 가야 해서 접근성이 좋진 않았다”며 “걸어서 15~20분이 걸리는 구간을 1분이면 이동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아져 주민뿐 아니라 국내외 관광객 방문도 더욱 수월해질 전망이다. 경사형 엘리베이터 아래쪽 주변에는 시내버스 29번, 38번, 86번, 186번 등 4개 노선이 지난다. 부산진구청 창조도시과 관계자는 “엘리베이터 위쪽 인근에는 87번 시내버스 하나만 지나간다”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쪽으로 이동하면 다양한 버스 노선을 더욱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경사형 엘리베이터는 사고와 고장이 잦은 모노레일을 대체하는 이동 수단으로 꼽힌다. 부산진구뿐 아니라 동구 등 경사지로 된 산복도로 일대에 설치하는 추세다. 부산 동구 초량동 산복도로 168계단 모노레일은 잦은 고장으로 지난해 6월 운행을 멈췄고, 그 자리에 경사형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올해 중 가동할 예정이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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