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컷에도 침체 우려… 코스피·비트코인 ‘미지근’
시장 기대와 달리 소폭 상승 그쳐
경기 불신이 금리 인하 배경 의심
4년 6개월 만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소식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와 비트코인은 시장의 기대와 달리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장 대비 5.39포인트(0.21%) 상승한 2580.80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의 금리 인하에 따른 기대감으로 상승 출발했지만, 낙폭을 확대하며 2560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6.31포인트(0.86%) 오른 739.51로 장을 마쳤다. 이는 국내 증시에서 시가총액 비중이 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림세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장중 최대 11.12%까지 하락했다. 모건스탠리가 지난 15일(현지시간) SK하이닉스의 투자 의견을 ‘비중 축소’로 제시하고, 목표주가도 26만 원에서 12만 원으로 하향 조정한 점이 악재로 작용했다. 삼성전자도 10만 5000원에서 7만 6000원으로 목표주가를 내려잡았다.
비트코인도 폭등세를 연출하진 못했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비트코인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서 전일 대비 0.2% 상승한 8278만 원을 기록했다. 빗썸에선 전날보다 3.18% 오른 8281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로는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 대비 2.93% 뛴 6만 2082달러를 나타냈다. 비트코인 가격이 6만20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달 28일 이후 처음이다.
‘엔 캐리 트레이드’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비트코인이 미미한 장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4년 6개월 만의 ‘빅컷’ 단행에도 시장이 호재로 받아들이지 않은 데에는 연준이 경기 침체로 인해 금리 인하를 결정한 것 아니냔 우려 때문이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금리 인하 사이클 진입 이후 관건은 현재 경기 상황이 침체로 가느냐, 연착륙으로 가느냐가 될 것”이라며 “현재 시점에서는 연착륙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으나 경기에 대한 불신, 침체에 대한 공포 심리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는 미국 경기에 대한 검증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