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청렴의 표상, 다산(茶山)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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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남 국민연금공단 부산지역본부장

올해 폭염은 많은 뉴스거리를 생산해 낼 만큼 가히 기록적이었다. 폭염을 핑계로 올 여름엔 조선시대 인물들을 요즘 유행하는 MBTI(Myers-Briggs Type Indicater) 유형별로 분류한 책을 읽었는데 다소 흥미로운 부분이 많았다.

그중에서도 특히 조선 후기 정조와 함께 중흥을 이끌었던 다산 정약용 선생의 성격과 일화 등을 바탕으로 한 부분은 필자의 거주지가 경기도 남양주라는 부분도 있지만 공직자 신분으로서 많은 부분에서 머리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저자는 다산 정약용의 MBTI를 INTP로 정의하였는데, 이 유형의 특징을 찾아보니 호기심이 많고 창의적이라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다. 또한 말수는 적으나 진실 위주의 바른말을 잘해 고지식하다는 평을 받기도 한다. 생각해 보면 여러 분야에 대한 지적 갈구와 방대한 저술 그리고 종교적 문제로 박해를 받고 귀양살이 한 부분은 그의 MBTI 특징에서 충분히 유추하고도 남는 부분이다.

사후 20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다산은 오늘날에도 바른 공직자, 청렴의 표상으로 평가받는다. 스스로 본인의 행실을 다독이는 것은 물론 ‘공직자가 청렴하지 않으면 도둑과 다름없다’는 등의 공직자의 올바른 덕목과 자세에 대한 지속적인 메시지를 남긴 덕분일 것이다. 정조의 총애와 후광으로 권력의 한가운데에 있었지만 ‘벼슬에 있을 때는 셋집에서 초연하게 살아야 한다’며 현실적 욕망을 경계했고, 오랜 귀양살이 이후 말년엔 〈심경(心經)〉이라는 책을 가까이 두고 마음을 다스리는 혼자만의 시간을 중하게 여기며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오늘날 우리는 많은 공직자가 재산 형성 과정에서 일반인의 상식을 뛰어넘는 방법을 동원하는 것을 언론보도를 통해 자주 목격한다. 부동산 투기나 자녀의 교육을 위해 위장 전입을 하거나, 업무상 알게 된 정보를 이용하여 유무형의 이득을 취하는 등 부끄럽다 못해 비난받아 마땅한 사례들이 그렇다.

공직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법령과 국민으로부터 부여된 절제된 권한 내에서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공직의 특성상 국민의 일상과 관련한 많은 정보를 접할 수밖에 없고 인허가권을 행사하는 업무 또한 많다. ‘견물생심’이라지만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작은 이해관계도 멀리해야 한다. 그래서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는 이상 신분을 보장하고 있으며 다양한 법령과 규범들을 갖춰 놓은 것이다.

우리 공단은 행여나 발생할지 모르는 부정과 부패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세밀한 제도들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현장 직원이 순환하며 참여하는 청렴실천반 회의, 전 직원의 행동강령 준수 서약, 매년 반부패·청렴도 향상 종합계획 수립 등 직장생활에 자연스럽게 청렴 문화가 스며들 수 있도록 다양한 체계를 갖추고 있다. 또한 공단 최초로 윤리경영 담당 비상임이사를 임명하는 등 유무형의 청렴과 윤리경영 체계를 갖추고 있다. 공단은 이러한 노력들이 직장 문화에 내재화하고 사회적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필자를 비롯한 우리 직원들은 앞으로도 청렴하고 적법한 업무 처리는 물론, 적극적인 자세로 대국민 서비스에 임해 가장 청렴한 기관으로 도약할 것을 다짐한다. 다산이 우리에게 던진 메시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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