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구청에 환경 개선 요구
차도와 높이 차 없어 구분 모호
연석 높이고 방호 울타리 설치

부산 해운대구 중동의 한 도로에서 승용차가 인도를 침범해 보행자 2명이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 모습. 독자 제공

부산 해운대구에서 벤츠 차량이 인도를 덮쳐 행인 2명이 사망한 사고(부산일보 9월 13일 자 10면 등 보도) 이후 재발을 막기 위해 경찰과 지자체가 사고 지점 안전 강화에 나섰다. 사고가 난 지점은 보도와 차도의 높이 차가 거의 없는 등 보행 환경이 열악하고, 안전 시설물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해운대경찰서는 지난 12일 벤츠 차량이 인도를 덮쳐 행인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난 해운대구 중동 한 도로에 교통 시설물을 보강하고 도로 환경을 개선하라는 요청 공문을 해운대구청으로 보냈다고 22일 밝혔다.

해운대구청은 경찰의 요청을 받아들여 시속 30km 제한속도 표지판, 노면 유도선, 볼라드 등을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도로면보다 횡단보도를 높여 자동차의 감속을 유도하는 하는 고원식 횡단보도도 설치한다. 해운대구청 관계자는 “경찰이 보낸 공문을 받고 제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해 유관 부서와 협의를 거쳐 필요한 도로 시설물을 마련하기로 했다”며 “사고 지점 인근 일반 횡단보도를 고원식으로 개선하고, 볼라드는 구청 지침에 따라 사이 폭과 높이, 두께를 준수해 철제로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고가 난 지점은 보도와 차도의 높이 차이가 거의 없어 사실상 구분이 모호하고, 연석의 높이도 일반 도로에 비해 크게 낮아 안전한 교통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방호 울타리 등 안전 시설물도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재발 방지 차원을 넘어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해당 삼거리를 보행자 친화 구역으로 조성해 서울 시청역 참사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겠다”며 “연석을 높이고 방호 울타리를 설치하는 등 후속 대책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 12일 해운대구청 주변 삼거리 일대에서 보행자 2명 사망사고를 낸 70대 남성 A 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1차 조사를 마쳤다. A 씨가 탄 차량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보내 자세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