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폭염’ 가니, 가을 초입에 ‘극한 폭우’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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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일 부울경 역대급 비 뿌려
창원 529mm·가덕도 426mm
부산·경남 피해만 2500건 넘어

지난 20일과 21일 부산과 경남에는 3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21일 오전 부산 사상구 도시철도 공사현장 옆 도로에서 가로 10m, 세로 5m, 깊이 8m가량의 대형 싱크홀이 발생해 트럭 2대가 빠져 있다. 부산시소방본부 제공 지난 20일과 21일 부산과 경남에는 3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21일 오전 부산 사상구 도시철도 공사현장 옆 도로에서 가로 10m, 세로 5m, 깊이 8m가량의 대형 싱크홀이 발생해 트럭 2대가 빠져 있다. 부산시소방본부 제공

최저기온이 28도에 가까운 전대미문의 ‘추석 폭염’이 끝나자, 역대급 가을 폭우가 부울경에 쏟아졌다. ‘작은 태풍’으로 불리는 열대저압부가 처음 예상과 달리 제주와 남해안 사이를 통과하면서, 20~21일 이틀 동안 창원 529.4mm, 부산 가덕도 426.0mm 등 부울경에 물 폭탄이 떨어져 피해가 컸다.

22일 부산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열대저압부에서 약화한 저기압이 부울경에 강하고 많은 비를 뿌려 곳곳에서 누적 강수량 최고 기록이 깨졌다. 특히, 창원과 김해에는 200년에 한 번 내릴법한 비가 한꺼번에 쏟아져 피해가 막심했다.

지난 20~21일 사이 창원 누적 강수량은 529.4mm에 달했고, 21일 하루에만 397.7mm의 비가 내렸다. 이 기록은 2009년 7월 7일의 268.0mm였던 종전 창원의 연중 일 강수량 최고 기록을 꺾고 1위에 올라섰다. 김해 역시 이날 368.7mm의 비가 쏟아져 2009년 7월 16일의 222.0mm를 훌쩍 넘어서 역대 연중 일 강수량 1위를 기록했다. 21일 북창원(357.5mm), 양산(336.0mm)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비는 9월 중에서도 이례적으로 많이 내린 비로 기록됐다. 21일 창원(397.7mm), 부산(378.5mm), 김해(368.7mm) 등에서 내린 비는 역대 9월 일 강수량 기록 중 최고였다.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한꺼번에 쏟아지는 특징도 보였다. 1시간 최다 강수량 현황을 보면, 21일 0시 55분 창원 진북 109.5mm, 김해 81.8mm로 역대 1위에 올랐다

부산과 경남에서는 피해 신고만 각각 1456건, 1074건에 달했다. 21일 사상구에서는 깊이 8m 규모 땅꺼짐으로 차량 2대가 도로 밑으로 빠지는 사고도 있었다. 경남에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고분 한쪽이 무너졌다.

기상청은 애초 열대저압부가 중국 내륙으로 진입하며 약화한 뒤 제주 남쪽 해상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열대저압부가 경로를 틀면서 극한 호우로 이어졌다.

비 이후 폭염은 물러가고 평년과 비슷한 가을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23일 부산의 최저기온은 21도, 낮 최고기온은 27도로 평년과 비슷하겠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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