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 한 달 만에 LPGA 또 정상… 시즌 세 번째 우승
크로거 퀸 시티 챔피언십 출전
23언더파 265타로 대회 제패
올림픽 금 수확 등 기량 최고조
티띠꾼, 보기 4개로 2위 올라
3위 유해란, 10번째 톱10에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미국프로여자골프(LPGA) 투어 크로거 퀸 시티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LPGA 투어 시즌 세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유해란은 같은 대회에서 한국 선수 중 가장 성적이 뛰어나 3위에 올랐다.
리디아 고는 23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메인빌의 TPC 리버스 벤드(파72·6705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7개를 기록하며 9언더파 63타를 쳤다. 리디아 고는 최종합계 23언더파 265타를 기록해 2위인 태국의 지노 티띠꾼(18언더파 270타)을 5타 차로 제치고 우승해 상금 30만 달러(약 4억 원)를 손에 쥐었다.
리디아 고는 전날까지 단독 2위를 기록하며 선두 티띠꾼을 2타 차로 맹추격했다. 그는 티띠꾼과 같은 조에서 경기한 이날 전반에 버디 3개로 3타를 줄이며 티띠꾼을 한 타 차로 따라붙었다. 이어 10번 홀(파4)에서 버디를 기록해 공동 선두에 오른 뒤, 11번 홀(파5)에서 투온에 성공하고 이글까지 잡아내면서 단독 선두에 올랐다. 티띠꾼이 버디와 보기 사이에서 헤매는 동안, 리디아 고는 13번 홀(파4)부터 시작해 버디 3개를 추가하며 승부를 확실히 굳혔다. 티띠꾼은 시즌 2승을 노렸지만, 이글 1개와 버디 4개를 잡았음에도 보기 4개 탓에 2타밖에 줄이지 못해 리디아 고에게 우승 트로피를 내줘야만 했다.
리디아 고는 올해의 선수 포인트에서 시즌 6승을 기록한 넬리 코르다(미국·244점)에 이어 2위(144점)에 올랐으며, CME 글로브 레이스에서도 코르다(3,735점)에 이어 2위(2,500점)를 기록했다. 앞서 리디아 고는 지난달에 열린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LPGA 명예의 전당 가입 자격을 얻기도 했다.
리디아 고는 올해 1월 힐튼 그랜드 배케이션스 챔피언스 토너먼트와 지난달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AIG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데 이어 이번 시즌 세 번째 우승을 추가했다. 그의 LPGA 투어 통산 우승 횟수도 22승으로 늘어났다. 리디아 고는 오는 26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에서 열리는 후원사 주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도 출전한다.
리디아 고는 “유럽에서 환상적인 3주를 보내고 나서 3주간의 휴식을 취한 후에 복귀했기 때문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번 라운드로 우승을 확정 짓게 되어 매우 특별하다”며 “정말 꿈같은 기분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몇 달간 정말 동화 같은 일들이 일어났고, 이제는 마음만 먹으면 모든 것이 가능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단의 간판 유해란은 최종 스코어 17언더파 271타로 대회 3위에 입상했다. 유해란은 이글 1개, 버디 6개, 보기 3개를 기록했으며, 특히 후반 11번 홀부터 15번 홀까지 연속 버디로 5타를 줄이는 활약을 펼쳤다. 이달 초 FM 챔피언십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하며 상승세를 이어가던 유해란은 이번 대회에서도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시즌 10번째 톱10 진입이라는 쾌거를 달성한 셈이다.
유해란은 다음 대회인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자신의 첫 LPGA 타이틀 방어에 도전한다. 그는 “굉장히 기대된다. 최근 샷 감각이 매우 좋다. 이번 대회에서 몇 차례 짧은 퍼트 실수가 있었으니 이를 보완해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일본의 사소 유카는 16언더파 272타로 4위에 자리했으며,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르다는 14언더파 274타로 공동 5위에 올랐다. 장효준 역시 코르다와 함께 공동 5위에 입상하며 약 1년 만에 톱10에 재진입하는 기쁨을 누렸다. 임진희와 김아림은 공동 9위에 오르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임진희는 이번 대회로 신인상 포인트 625점을 추가하며, 사이고 마오(일본·679점)에 이어 2위를 유지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했던 이민지(호주)는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공동 27위에 머물렀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