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4분기 전기요금 동결”…연료비조정단가 '+5원' 유지
전력량요금 등 요금 전반 연내 인상 가능성은 여전
올해 4분기(10∼12월) 전기요금이 일단 현 수준에서 동결된다. 이는 3개월마다 자동으로 이뤄지는 전기요금 '미세조정'의 결과로, 정부가 한국전력의 재무 위기 상황을 고려해 전기요금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어서 연내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한국전력(한전)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승인을 받아 4분기에 적용할 연료비조정단가를 현재와 같은 kW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23일 밝혔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연료비조정요금은 연료비조정단가에 전기 사용량을 곱해 계산된다. 연료비조정요금은 해당 분기 직전 3개월간 유연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 변동 상황을 반영해 kWh당 ±5원 범위에서 결정되는데, 최근 최대치인 '+5원'이 지속해 적용 중이다.
정부와 한전은 4분기 연료비조정요금을 동결했고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등 나머지 요금도 별도로 인상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4분기 전기요금은 일단 동결된다.
최근 3개월간의 연료비 가격 동향을 반영했을 때 한전은 4분기에 적용할 연료비조정단가를 kWh당 -5원으로 해야 했다. 산업부는 그러나 한전 재무 상황이 위기 수준으로 심각하고, 전기요금에서 가장 큰 부분인 전력량요금의 미조정액이 상당하다는 점을 고려해 한전이 이번 분기도 연료비조정단가를 kWh당 +5원으로 유지하라고 통보했다.
한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 에너지 위기를 전후로 한 2021∼2023년 원가 밑 가격으로 전기를 팔아 43조 원대의 누적 적자를 안았다. 지난 6월 말 기준 한전의 연결 총부채는 202조 9900억 원으로, 작년 말(202조 4500억 원)보다 4400억 원가량 늘었다.
정부는 이 같은 한전의 재무 상황을 고려해 전기요금 현실화 차원의 인상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지난 8월 기자 간담회에서 전기요금 인상 시점과 관련해 "폭염 기간은 지나가야 할 것"이라며 "이 상황이 지나면 최대한 시점을 조정해서 웬만큼 정상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22일 저녁 SBS뉴스에 출연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기요금 인상 여부에 대해 “윤석열 정부 들어 전기요금이 50% 정도 인상됐다”며 "국민부담이 얼마나 늘었는지에 대한 판단이 중요하고, 한전의 재무구조와 에너지 가격 등에 대한 종합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