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하단선 올해 8차례 땅꺼짐 “이러다 나도…” 시민 불안 증폭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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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초대형 땅꺼짐 2차례
4·5·7·8월에도 6차례나 발생
도시철도 공사·노후 시설 영향
현장 점검에도 뚜렷한 원인 불명

지난 21일 부산 사상구 사상~하단선 내 공사 구간에서 가로 10m, 세로 5m, 깊이 8m가량의 대형 싱크홀이 발생해 트럭 2대가 빠지는 사고가 발생해, 현장 관계자들이 싱크홀에 빠진 차량을 크레인으로 끌어내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지난 21일 부산 사상구 사상~하단선 내 공사 구간에서 가로 10m, 세로 5m, 깊이 8m가량의 대형 싱크홀이 발생해 트럭 2대가 빠지는 사고가 발생해, 현장 관계자들이 싱크홀에 빠진 차량을 크레인으로 끌어내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 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공사 노선을 따라 올해에만 8차례 땅꺼짐 현상(싱크홀)이 발생한 것을 확인됐다.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싱크홀 규모가 커지고 빈도도 잦아진다는 점이다. 최근 이틀간 가을 폭우에는 5t트럭을 포함해 차량 2대가 완전히 잠길 정도로 빠지는 싱크홀 사고까지 생겼다.

관할 지자체인 부산 사상구는 도시철도 공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하며 부산시와 부산교통공사에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싱크홀의 뚜렷한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아 시민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

23일 사상구청에 따르면 올해 사상~하단선 공사 현장에서만 총 8차례 싱크홀이 발생했다. 지난 4월과 5월, 7월 각 한 차례 발생했으나 8월 들어 3차례 싱크홀이 발생했다. 이달 21일에는 같은 날 두 곳에서 싱크홀이 발생했다. 최근 들면서 빈도가 더 잦아지는 것이다.

기록적 폭우가 덮친 지난 21일 발생한 싱크홀 사고는 전국적으로 주목받았다. 지난 21일 오전 8시 45분께 사상구 학장동 사상~하단선 2공구 공사 현장에서 가로 10m, 세로 5m, 깊이 8m 규모의 초대형 싱크홀이 생겼다. 이 사고로 도로에서 배수 지원을 하던 부산소방본부 배수 차량이 먼저 빠졌고, 바로 옆을 지나던 5t 트럭도 뒤이어 빠졌다. 이날 대형 싱크홀이 발생한 건너편 차로에도 비슷한 규모의 싱크홀도 생겼다.

사상구청은 사상~하단선 공사가 장기화하면서 싱크홀 발생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본다. 싱크홀은 지하에 묻힌 상하수관이 낡고 손상돼 누수가 발생하거나 폭우로 지반이 약해지면서 생긴다. 대규모 공사로 지하수 흐름이 바뀌면서 지반이 약해져 발생하기도 한다.

사상~하단선 공사는 연약지반에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튼튼한 공사 복공판 등에는 공사를 위한 자재나 시설이 놓이고, 차량들은 도로 위를 끊임없이 오가는 상황이다. 차량 이동으로 끊임없이 지반에 영향을 주는 구조다. 조병길 사상구청장은 “사상~하단선에 발생하는 싱크홀은 교차로 주변에서 발생했다. 공사 현장 지하에 지하 시설물들이 많은 탓에 대비를 하기 어렵다 보니 지반을 약화시키는 것 아닐까 추측한다”고 말했다.

반면 부산교통공사는 연약한 지반에 상하수도 등 시설이 노후화된 것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싱크홀 원인 규명을 밝히는 용역도 진행 중인데 올 11월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시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싱크홀 발생 구간은 교차로로 차량 통행이 특히 많고, 시내버스 등도 오간다. 부산시도 23일 대형 싱크홀이 발생한 현장을 방문해 점검에 나섰다.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당초 공사 연장 적절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계획됐던 ‘사상~하단선 건설사업 특정감사’에서 도시철도 공사와 싱크홀 발생 연관성까지 들여다볼 계획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사상~하단선 공사 구간에 땅꺼짐 현상이 계속되며 시민들에게 불안을 끼쳐 송구하다”며 “원인 규명을 위해 철저한 정밀조사를 시행하고 전문가와 상의해 예방과 사전 보강 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015년 착공에 들어간 사상~하단선은 도시철도 2호선 사상역에서 1호선 하단역을 잇는 총 연장 6.9km 길이로 추진되고 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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