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전력반도체 투자·인력 이동… ‘부산행’ 의지 재확인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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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반도체 특화단지 육성 협약
입주 기업 금융지원·정보 등 공유

남부권투자금융본부도 신설 추진
조직 개편안·직원 배치 의결 예정
본사 이전 전 효과 극대화 잰걸음

23일 부산시청에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전력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특화단지를 육성하는 협약을 맺었다. 부산시 제공 23일 부산시청에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전력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특화단지를 육성하는 협약을 맺었다. 부산시 제공

부산으로 본사 이전을 추진 중인 KDB산업은행(이하 산은)이 본사 이전 전 지역 이전 효과 극대화를 위한 행보를 본격화 하고 있다. 지역 대표 산업에 투자를 약속하고 본사 이전 수준의 조직 개편과 인사 이동에도 나선다.

23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와 산은은 이날 오전 시청에서 박형준 부산시장과 강석훈 산은 회장이 ‘부산 전력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특화단지 공동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전력반도체 산업 육성 생태계 조성에 두 기관이 협력하기 위해 마련됐다.

협약에 따라 두 기관은 부산 기장군 장안읍 동남권방사선의·과학산업단지에 있는 반도체 특화단지에 집중 투자를 진행한다. 특화단지는 지난해 7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전력반도체 소부장 특화단지 공모에 선정됐다.

시와 산은은 고성능 화합물 전력반도체 생태계 조성을 위한 기반 시설, 연구개발, 인력양성 등 정부 지원 사업을 함께 추진한다. 특히 산은은 △특화단지 입주 기업 대상 맞춤형 금융 지원 △정보 공유 △금융 자문 제공 등을 중점적으로 할 예정이다. 산은은 지난 6월 부산으로 본사를 이전한 전력반도체 회사인 아이큐랩 신규 공장 반도체 생산설비 구축에 필요한 자금 630억 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강석훈 산은 회장은 “부산시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특화단지가 첨단 전력반도체 기술과 공급망의 핵심 기지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필요한 금융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부산 미래 먹거리 산업에 대한 투자와 함께 산은은 오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부산으로의 인력 이동이 포함된 조직 개편안을 의결한다. 조직 개편은 부산에 영호남 지역 금융을 총괄하는 ‘남부권투자금융본부’와 ‘지역기업종합지원센터’를 신설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이번 조직 개편에 따른 후속 조치로 산은 일부 직원이 부산 등 남부 지역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지난해 1월에 이은 2차 부산 이전이다. 산은은 2022년 11월 말 동남권투자금융센터를 신설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조직 개편에 따라 이듬해 1월 정기인사에서 직원 54명을 부산 등 동남권 지역으로 내려보냈다.

앞서 강 회장은 지난 6월 있었던 기자간담회에서 산업은행법 개정 전이라도 실질적인 이전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남부권 본부 신설을 예고했다. 당시 강 회장은 “이사회에서 조직 개편 승인이 완료되면 하반기에는 남부권투자금융본부 신설을 위한 인사 이동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산은의 이 같은 움직임은 ‘본사를 서울에 둔다’는 산은법 개정이 여야 대치로 국회에서 표류하는 상황에서, 산은의 부산 본사 이전 의지를 보여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지난달 산은은 부산시에 처음으로 고위급 직원을 파견한 데 이어 지난 6월 지역 혁신기업 육성을 위해 ‘KDB 넥스트원 부산’을 지역 처음으로 부산에 개소하며 ‘부산행’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또한 산은은 동남권 최대 규모인 2500억 원의 ‘부산 미래성장 벤처펀드’ 결성을 통해 지역 벤처 투자붐 조성에도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 본사 이전 이야기가 나온 지가 어느덧 3년째인 시점에서 산은이 직접 부산에 투자를 약속하고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며 “부산시나 국회 차원에서도 산은법 개정을 통해 실제 본사 이전으로 지역 경제 살리기에 적극 나서야 할 때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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