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실무관’ 김우빈 “일상 속 영웅들께 감사”
무도 9단 무도실무관 정도 役
태권도·검도·유도 밤낮 맹훈련
실제 무도실무관 만나 이야기
15년째 감사일기…힐링 방법
“일상의 영웅들을 알게 됐어요.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됐죠.”
배우 김우빈은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무도실무관’과의 만남을 ‘행운’이라고 했다. 이전엔 몰랐던 세상을 알게 됐고, 지금 이 순간에도 정의와 사회 안전을 위해 힘쓰는 사람들이 곳곳에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우빈은 “이런 직업이 있다는 걸 시청자들에게도 알리고 싶었다”며 “그분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촬영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무도 9단 이정도가 보호관찰관 김선민의 제안으로 전자발찌 대상자들을 밀착 감시하는 ‘무도실무관’으로 일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김우빈은 태권도와 검도, 유도에 능한 무도 유단자 이정도를 연기했다. 김우빈은 “행동 하나하나에 좋은 교육을 받은 친구라는 느낌이 들도록 했다”며 “누가 봐도 힘이 센 게 보이지만, 그걸 드러내지 않는 친구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행동도 조심히 하고, 예의범절을 평소에도 잘 지키는 캐릭터”라면서 “당당하게 세상을 살아가려고 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촬영 3개월 전부터 검도, 태권도, 유도를 각각 1시간씩 훈련했어요. 체육관에 못 나가는 날이면 집에서 따로 연습했죠. 몸무게도 8kg 정도 늘리고, 체격을 만들어야 해서 웨이트 트레이닝 열심히 하면서 준비했어요.”
촬영 전 실제로 무도실무관을 만나 직업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무도실무관은 법무부 소속으로, 주로 유단자들이 선발돼 보호관찰관과 함께 전자발찌 착용자들을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김우빈은 “촬영 전에 김성균 배우와 보호관찰소에 갔다”며 “무도실무관과 보호관찰관이 감사하게도 시간을 내주셔서 만나 이야기를 듣고 왔다”고 말했다. 그는 “바디캠 영상 같은 거나 어떻게 일하는지 많이 듣고, 방검복도 입어봤다”면서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하신다는 걸 느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연 나라면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대단한 일상 속 영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통쾌한 액션을 볼 수 있는 영화와 달리 실제 업무에선 그렇지 않다고 전한 김우빈은 “웬만하면 무도실무관 분들이 (관찰대상자를 상대로) 참는데 그게 가장 힘들다더라”면서 “여러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걸 어떻게 참을 수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우빈은 2017년 갑작스럽게 비인두암 진단을 받고 활동을 중단하고 치료에 전념했다. 2019년 완치 판정을 받은 그는 투병 이후 삶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다고 했다. 김우빈은 “바쁘게만 살았는데 그런 진단을 받고 나니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게 되더라”며 “내가 너무 미래에 살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됐고 그게 정말 슬펐다”고 말했다. 그는 “아픈 뒤로 하루하루가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면서 “지금, 이 순간 함께 하는 사람들을 기억하고 순간순간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15년 전부터 쓰고 있다는 감사 일기도 다시 일어서는 데 큰 도움이 됐단다. 김우빈은 “감사 일기 쓰는 건 내가 꼭 해야 하는 일 중 하나이고, 나만의 힐링 방법”이라면서 “일상에서 당연하게 생각하고 흘려보냈던 것들을 감사하게 느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좋은 사람’이자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하며 이렇게 덧붙인다. “‘좋은 사람’과 ‘좋은 배우’의 기준을 여전히 계속 찾고 있어요. 저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분들의 좋은 점을 배우려고 노력하면서요. 앞으로도 하루하루 충실하게, 잘 느끼면서 살아가겠습니다.(웃음)”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