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2024] 대중성과 작품성, 두 마리 토끼 다 잡는다
개막작
OTT 기대작을 전면에 내세우다
올해 BIFF는 영화제를 처음 찾는 관객들을 매료시킬 만한 작품과 영화제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작품 사이에서 접점을 찾는 일에 집중했다. 영화산업의 침체 속에서 얼어붙은 극장가를 녹일 수 있는 관객의 온기가 필요했고, 씨네필과 영화 팬들이 만족할 만한 탄탄한 작품들도 선택해야 했다. 올해 BIFF 개막작과 폐막작은 이러한 고민이 짙게 배어 있는 작품이다.
■ 김상만 감독 ‘전, 란’
올해 BIFF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작으로는 김상만 감독이 제작한 영화 ‘전,란’이 선정됐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넷플릭스가 제작한 영화 ‘전,란’은 BIFF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 OTT가 제작한 영화가 개막작으로 선정된 건 BIFF 탄생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넷플릭스가 제작에 참여하고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대형 상업영화가 올해 개막작으로 선정된 것은 BIFF가 대중과의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으로 해석된다. 2022년에는 이란 하디 모하게흐 감독이 제작한 ‘바람의 향기’가, 지난해에는 장건재 감독의 영화 ‘한국이 싫어서’가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박도신 BIFF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은 “‘전,란’은 대중적인 영화로 역대 개막작 가운데 가장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작품이다”며 “넷플릭스 작품이라는 이유로 고민한 적은 없다. 관객들이 이 영화를 얼마나 즐길 수 있는지 등 작품의 내용을 보고 개막작을 선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영화 ‘전,란’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 액션물이다. 권세 높은 양반가의 외아들 종려(박정민)와 그의 몸종인 천영(강동원)이 겪는 일을 다룬다. 두 사람은 유년 시절부터 함께 해온 가까운 사이지만 종려의 집안에서 벌어진 노비의 난 이후 두 사람의 관계는 급격히 악화된다. 종려의 집안 노비들이 종려의 일가족을 살해하고, 종려는 천영을 주동자로 여겨 복수를 다짐한다. 인기 배우 강동원, 박정민이 주연을 맡았고 차승원, 진선규, 김신록, 정성일 배우 등이 출연해 연기 내공을 보여준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흥미로운 소재와 등장인물들이 펼치는 화려한 액션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특히 이 작품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감독 중 하나인 박찬욱 감독이 제작과 각본에 참여해 주목받았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2000)로 대종상 미술상을 받고 ‘사생결단’(2006)에서 미술감독과 음악감독을 겸임하는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한 김상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미술, 촬영, 음악 등 여러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한 김 감독의 연출에 더해 박찬욱식 유머 코드가 작품 곳곳에 담겨 완성도 높은 작품이 탄생했다는 평가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