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2024] 개인에서 출발해 사회로 확장되는 다큐멘터리
강소원: 와이드앵글
올해 BIFF를 찾는 인기 기대작을 알아봤다면, 이번에는 프로그래머들이 고른 숨은 보석 같은 영화를 소개한다. 개성 있는 감독들이 제작한 매력적인 영화를 만나볼 소중한 기회다. 프로그래머들이 애정을 갖고 소개한 추천작을 전부 소개할 수 없어 아쉽기만 하다.
■조세영 ‘K-Number’
올해 BIFF를 찾는 다큐멘터리의 주요 특징은 개인의 경험에서 출발해 사회 현상을 풀어낸다는 점이다. 가족의 이야기, 개인의 삶과 죽음을 통해 역사와 사회 문제를 드러낸다. 'K-Number'는 1970년대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미오카 밀러가 가족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기록을 담은 작품이다. 영화 제목인 K-Number는 입양아에게 붙는 번호를 의미하는 용어로, 감독은 주인공이 엄마를 찾는 과정을 따라간다. 그 과정에서 국가 차원의 인신매매라는 불편한 진실에 다다른다. 강 프로그래머는 "오랜 기간 취재한 흔적이 나타나는 것은 물론이고 이야기를 다루는 방식 등에서도 완성도 있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쇼날리 보스 ‘플라이 온 더 월’
세계적인 이슈이기도 한 안락사를 직접 다루는 작품도 있다. 인도의 여성 감독 쇼날리 보스는 암 진단을 받은 친구의 요청으로 그가 안락사를 택하는 과정을 카메라에 담는다. 감독은 친구와 함께 웃고 울며 2주간 삶의 마무리 과정을 함께한다. 생의 마지막 날 그는 자기가 좋아하는 비스킷을 먹고, 프루스트의 시를 낭송하며 세상을 떠난다. 그의 죽음은 과연 슬픈 것일까. 강 프로그래머는 "죽음을 부정적으로 보지않고 생을 찬미하는 것에 중점을 둔 작품으로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고 설명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