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의 길, 미국은 옥수수 연료에서 찾았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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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연료 생산지 가 보니

파종부터 수확까지 전과정 자동화
영도구 면적 밭 4명서 관리 가능
연 87억L 에탄올 생산 미국 2위
에탄올 10% 혼유 E10 의무화
비중따라 최대 47% 비용 저렴

미국은 옥수수에서 추출한 바이오 에탄올을 가솔린 연료로 사용하며 탄소중립에 동참하고 있다. 네브래스카주에서 옥수수 농장을 운영하는 마이크 디번 씨가 농장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맨 위쪽). 가운데는 바이오 에탄올 공장 전경, 바이오 에탄올 함량에 따라 달리 판매되고 있는 주유기 모습(맨 아래).미국곡물협회 제공 미국은 옥수수에서 추출한 바이오 에탄올을 가솔린 연료로 사용하며 탄소중립에 동참하고 있다. 네브래스카주에서 옥수수 농장을 운영하는 마이크 디번 씨가 농장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맨 위쪽). 가운데는 바이오 에탄올 공장 전경, 바이오 에탄올 함량에 따라 달리 판매되고 있는 주유기 모습(맨 아래).미국곡물협회 제공

글로벌 국가별로 탄소중립 목표를 향해 다양한 방법으로 석유 소비량을 낮추려는 시도가 행해지고 있다. 수송부문의 경우 한국은 전기차와 수소차 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키를 잡았지만 미국은 전기차와 함께 자국내 풍부한 옥수수로 만든 바이오 에탄올을 가솔린에 혼유하는 방안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미국 내 옥수수 농장과 바이오 에탄올 제조 공장, 에탄올 사용 주유소 등을 둘러봤다.

■옥수수 원료로 에탄올을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주도인 링컨에서 차로 1시간 30분 가량 떨어진 마이크 디번 농장. 이곳 농장에선 옥수수 재배면적이 2400에이커(1295만㎡), 대두는 800에이커(324만㎡)가 경작되고 있다.

부산 영도구 면적(429만 평)보다 조금 큰 489만 7000평에 경작 인원은 고작 4명. 파종부터 물 공급, 수확 등이 모두 자동화로 이뤄지기 때문에 많은 인력이 필요없다. 생산과정도 정밀농업으로 이뤄진다.

옥수수 줄기는 서로 5인치씩, 고랑마다는 30인치씩 모두 똑같은 간격을 유지하고 있다. 일정한 면적 단위로 파종해야 옥수수대 간에 간섭없이 자라기 때문이다. 양질의 옥수수를 생산하기 위해 옥수수 한 대에서 한 개만 생산된다.

이 농장 마이크 디번 대표는 “계절적으로 최적시간을 찾아 1시간에 8마일 길이의 밭에 옥수수 씨를 심는다”면서 “정밀농업 덕분에 20년전에 비해 35~40% 정도 수확량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곳 농장 옥수수의 95%는 인근 5km 정도 떨어진 에탄올 공장으로 넘겨진다. 에탄올 공장인 ‘그린플레인스 우드리버’ 유한회사(LLC)는 입구에서부터 매케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엘 그리슨 공장 매니저는 “옥수수 발효 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냄새”라고 했다.

공장에는 수확기가 아닌데도 옥수수를 실은 대형 트럭들이 쉴새없이 들락거렸다. 대략 하루 150~200대가 입고된다고 한다.

옥수수가 에탄올로 생산되는 과정은 대략 이렇다. 옥수수 알맹이는 곧바로 분쇄후 가루로 만들어 발효시킨 후 건조·탈수 과정을 거치면 점차 순도가 높은 에탄올로 바뀐다. 몇 단계 공정을 거쳐 순도 95% 알코올이 나오면 다시 수분을 제거해 99.9% 에탄올로 만든다.

이후 출하 직전에 변성제를 2% 추가해 주유소로 보내거나 술을 만드는 원료로 구분한다.

네브래스카에는 이 공장을 포함해 24개 에탄올 공장이 있다. 주 전체에서 에탄올을 생산하기 위해 쓰는 옥수수는 연간 33만 5000t, 여기에서 바이오 에탄올 23억 갤런(87억L)을 만들어 낸다. 미국내 2위 규모다.

■에탄올 판매 주유소 가 보니…

공장에서 생산된 에탄올은 휘발유와 혼합 과정을 거쳐 주유소 등 유통업체로 보낸다. 규모가 큰 주유소 체인에서는 에탄올 원액을 사들여 직접 블렌딩해 팔기도 한다. 이날 네브래스카에서 오래된 주유소 운영기업인 보셀만 엔터프라이즈를 찾았다.

주유소에는 98% 에탄올 저장탱크와 에탄올 10%를 섞은 휘발유(E10)가 담긴 저장탱크 두 가지가 있다. 미국은 에탄올 10% 혼합을 의무화해 기본 연료를 ‘E10’으로 쓴다. 여기에 에탄올 비중을 15% 높인 ‘E15’과 30%인 ‘E30’, 50~85%인 ‘E85’까지 소비자가 주유기에서 선택할 수 있다. 일반 차량은 E10과 E15을, E30 이상은 전용으로 개발된 ‘플렉스 퓨얼’ 차량부터 각각 주입할 수 있다.

가격은 에탄올 비중이 높을수록 싸다. 에탄올이 아예 없는 순수 휘발유의 갤런당 가격이 E10보다 18% 가량 비싸다. 에탄올 비중에 따라 최대 47% 정도 차이가 난다. 실제 가장 많이 팔리는 건 E15, 그 다음이 E10이다.

네브래스카=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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