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도시철도 공사 도로 잦은 싱크홀… 시민 불안 잠재우라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사상~하단선 구간 올 들어 땅꺼짐 8건
우연한 사고 아냐… 빨리 원인 밝혀야

지난 21일 부산 사상구 사상~하단선 내 공사 구간에서 가로 10m, 세로 5m, 깊이 8m가량의 대형 싱크홀이 발생해 트럭 2대가 빠지는 사고가 발생해, 현장 관계자들이 싱크홀에 빠진 차량을 크레인으로 끌어내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지난 21일 부산 사상구 사상~하단선 내 공사 구간에서 가로 10m, 세로 5m, 깊이 8m가량의 대형 싱크홀이 발생해 트럭 2대가 빠지는 사고가 발생해, 현장 관계자들이 싱크홀에 빠진 차량을 크레인으로 끌어내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 도시철도 사상~하단선(6.9㎞) 공사 현장에서 지반 침하가 잦더니 급기야 초대형 땅꺼짐 현상(싱크홀)이 발생했다. 14호 태풍 ‘풀라산’이 온대 저기압으로 바뀌며 생성된 폭우가 엄습한 21일 오전 사상구의 도시철도 공사장 도로에 거대한 구멍이 뚫렸다. 크기가 가로 10m, 세로 5m, 깊이 8m에 달하는 엄청난 땅구멍이 생긴 것이다. 배수 작업 중이던 부산소방본부 차량과 5t 트럭이 순식간에 땅 밑으로 빨려 들어가는 광경에 운전자와 주민들은 충격과 공포를 느꼈다. 문제는 사상~하단선 구간의 땅꺼짐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올해에만 6차례 사고가 있었다. 당국의 대응이 땜질식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가 없게 됐다.

사상~하단선 건설 현장을 달리는 운전자들은 ‘쿵쿵쿵’ 하는 소리만 들리면 식은 땀이 흐른다. 아스팔트 포장이 팬 지점과의 충격음일까 싶어서다.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오전 SUV 차량이 지름 50㎝, 깊이 1m의 싱크홀에 바퀴가 빠지면서 운전자가 찰과상을 입었다. 전날 오후에도 지름 5m, 깊이 3m의 제법 큰 땅구멍이 생겨 차량이 통제됐다. 싱크홀 사고가 4~8월에 6건이나 잇따르자 부산시 등 당국이 레이더와 CCTV를 동원해 조사를 했다지만 이번 9월 폭우 때 땅꺼짐 사고가 2건 재발하면서 예방 대책이 무색하게 돼 버렸다. 이제 땅꺼짐은 우연한 사고가 아니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시민 불안감이 커지는 이유는 빈번한 사고에도 불구하고 원인 규명이 더디기 때문이다. 공사 구간이 매립지라 지반 구조가 취약한 데다, 땅속의 노후 상하수도관이 공사로 인한 충격에 노출된 점이 얽히면서 원인 진단이 엇갈리고 있다. 또 공사 장기화가 연약 지반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공사 주체인 부산교통공사 측은 상하수도나 우수관 노후화를 원인으로 추정하면서 11월에 나오는 사고 조사 용역 결과를 기다리는 입장이다. 정확한 원인 규명이 최우선이다. 지금까지 인명 피해가 없었다는 점은 천만다행이지만 그렇다고 원인 규명에 여유 부릴 처지가 아니다. 자칫하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기 때문이다.

멀쩡한 도로에 땅구멍이 뚫리고 대형 차량 두 대가 곤두박질친 장면은 시민들에게 트라우마를 남겼다. 해당 도로는 시내버스를 비롯한 차량 통행이 많은 곳이어서 심각성을 더한다. 시급히 원인을 밝히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 부산시는 공사 연장 여부를 따져 보기 위한 ‘사상~하단선 건설사업 특정감사’에 사상~하단선 공사와 싱크홀 연관성까지 포함해서 살핀다는 계획이다. 부산에서는 과거 대심도 공사 현장 토사 붕괴나 도시고속도로 싱크홀 등 잦은 땅 밑 사고가 있었다. 차제에 도심 지하의 이상 징후를 상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도시의 지하가 안전해야 지상도 안전하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