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산하수처리장 연결 오수관 터져 악취 진동
강서구 송정동 주민 고통 호소
“우수관 흘러든 오수, 바다 오염”
부산환경공단 늦장 조치 비판
부산 강서구 녹산하수처리장과 연결된 오수관이 파손되면서 악취가 진동하는 오수와 부유물이 도로를 뒤덮었다. 주민들은 악취가 온 동네에 진동하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24일 강서구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22일 송정동 땅 속에 매립된 직경 900mm 오수관이 터졌다. 오염물이 둥둥 뜬 오수가 도로 밑에서 솟구쳐 인근 도로까지 덮치면서 주민들은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파손된 오수관은 2001년에 준공됐으며 길이는 약 92m로, 오수를 처리하는 녹산하수처리장으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오수관이 파손된 지점은 강서구 송정동 1688-2로 주민들이 자주 산책하는 신호문화공원 인근인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환경공단은 오수관이 노후해 파손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오수관이 터지면서 주민들은 코를 찌르는 악취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빗물 대신 오염물과 부유물이 도로에 떠다니면서 이 일대를 지나가기도 힘든 상황이다.
오수로 인한 2차 피해도 우려하고 있다. 오수관이 터지면서 빗물이 흘러가는 우수관으로 오수가 유입됐고, 이 때문에 정화되지 않은 오수가 바다가 있는 신호항으로 흘러갔다고 주민들은 설명했다. 신호항 인근에 위치한 횟집도 당분간 영업을 중단할 예정이라고 한다.
강서구 신호동 주민 최준석(59) 씨는 “오수관이 주말에 터졌는데 구청에서는 환경공단이 담당이니 공단에 물어보라고 하고 환경공단은 신속하게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여전히 동네에 오수로 인한 악취가 진동을 해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환경공단은 지난 23일과 24일 오수가 녹산하수처리장으로 빠져나갈 수 있도록 추가로 관을 매설하는 등 안전 조치에 나섰다. 정확한 파손 지점은 25일 오전에 확인할 계획이다. 파손된 관을 바로 교체하게 되면 또다시 오수가 역류할 수 있어 추가로 관을 설치한 것이다. 본 관로 복구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 주민들은 다시 오수가 도로를 뒤덮을까 불안해하고 있다.
부산환경공단 관계자는 “오수가 녹산하수처리장으로 제대로 흘러갈 수 있도록 관을 추가로 설치했다. 오수가 다시 도로에 흘러나오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추가 피해가 없도록 조치했고 수시로 동향 파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