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 보선 야권 단일화 ‘군불’… 성사 가능성은 “글쎄요”
김경지·류제성 25일 만나 논의
여론조사 등 후보 간 방식 이견
중앙당 셈법도 달라 회의적 전망
더불어민주당 김경지, 조국혁신당 류제성 10·16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후보가 25일 단일화 논의를 위해 직접 만난다. 토론회를 통한 단일화, 여론조사 등 서로 다른 방식을 주장해 온 데다 고차방정식의 셈법까지 얽혀 있어 실제 성사 여부를 두고는 해석이 분분하다.
두 후보는 이날 오후 김 후보 캠프에서 만나 답보 상태를 이어온 단일화 협상을 진행한다. 그간 양측은 ‘보수 텃밭’ 금정이라는 점을 감안, “분열 때는 필패”라며 단일화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방식을 두고 이견을 보여왔다. 류 후보는 공개 토론을 통한 단일화, 김 후보는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주장하며 협상은 공전을 거듭해왔다.
다만 이 자리에서 깜짝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정 외에 전남 영광과 곡성에서도 민주당과 혁신당이 각각 후보를 내고 맞붙고 있어 후보 개별 의지와는 무관하게 당 차원에서 3곳을 모두 논의 테이블에 올리고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까닭이다.
실제로 양당 부산시당은 후보 단일화 논의와 결정을 중앙당에 위임하기로 합의했으며 양당은 중앙당에 협의 담당자를 지정한 상태다.
지지부진하던 야권 단일화 협상에 변화가 감지되면서 지역 정치권의 주목이 집중되고 있다. 범야권 일부는 지지층과 지역 주민들의 높은 단일화 요구가 있는 만큼 양당이 조만간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기대한다. 26~27일 후보 등록 전까지는 물리적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어렵지만 투표용지 인쇄일인 내달 7일 전까지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부산 정가에서는 단일화가 이뤄진다면 10월 첫째 주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과 혁신당이 재보궐선거를 두고 날 선 반응을 연일 쏟아내고 있는 점은 난망에 무게를 싣는 요인 중 하나다.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은 24일 KBS라디오에서 지난 19일 ‘김건희 여사 특검법’ 국회 본회의 표결 당시 혁신당 조국 대표 등이 재보선 지원을 이유로 불참한데 대해 “당 차원에서 사과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는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혁신당은 비교섭단체여서 국회가 언제 본회의를 열지 알기 어렵고, 이에 맞춰 언제 지방 일정을 잡을지 결정하기가 어렵다”며 “민주당의 과도한 공격이며, 이는 지지자들끼리 갈라치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시간이 흐를수록 혁신당이 단일화 논의에 부정적인 입장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소수 정당이자 신생 정당인 혁신당이 민주당에 맞서 보수세가 강한 금정에서 제1야당 후보와 근소한 격차로 패배하거나 2위에 오를 경우 2026년 지방선거 때 친노(친노무현), 친문(친문재인) 본산인 부산·울산·경남에서 존재감을 더욱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