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미술, 향기로 표현하자면…
부산미술제, 아트 컬래버 인기
부산 작가 대표작, 향수로 변신
조향기업 퀀텀센트 3개월 작업
부산 미술인들의 큰 축제, 제44회 부산미술제가 부산 중구 중앙동 부산항 제1부두 옛 물류창고에서 25일 개막했다. 회화, 디자인, 조각, 공예, 영상·설치, 서예, 문인화 등 다양한 장르 900여 명의 작품을 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올해 유독 관심을 받은 부스가 있다. 바로 부산미술협회와 향을 전문으로 하는 부산 기업, 퀀텀센트의 아트 컬래버(협업) 부스이다.
부산미술협회 최장락 이사장은 “부산 미술 작가를 알리고 부산 미술과 산업적인 영역을 이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올해 부산 미술제에서 퀀텀센트와 협업을 통해 첫걸음을 뗐다. 다행히 인기가 많았다. 이제 시작 단계이며 앞으로 다양한 영역과 협업을 하며 좀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선보인 아트 콜라보는 퀀텀센트의 조향사들과 부산 미술 작가가 만나 작가의 대표작에 영감을 받은 프리미엄급 향수를 제작한 것이다. 퀀텀센트의 프로 조향사와 작가가 3개월에 걸쳐 여러 번 인터뷰를 진행해 작품에 담긴 이미지, 작가의 메시지, 예술에 대한 작가의 철학을 공유한 후 이를 바탕으로 향의 조합이 완성되었다. 1억 원이 투자된 대형 프로젝트이며, 부산 미술 작가의 작품이 조향사들에 의해 향수라는 작품으로 재해석된 셈이기도 하다.
이번 미술제에선 최창임, 권혁, 레오킴, 류명렬, 박주호, 변대용, 신홍직, 전두인, 조은필, 조재임 작가 등 10명 부산 작가 작품 콜라보 향수가 완성됐다. 작가별로 100세트의 한정판 선물 키트가 완성되었는데 안에는 작가의 작품 사진과 작품 설명, 향에 대한 해석이 들어있다. 100mm 향수병은 작가 이름과 작품명이 금박으로 특별 제작돼 부착되었으며 향수병도 작품이라고 말할 정도로 용기를 새롭게 제작했다.
실제 현장에서 체험한 작가의 향수는 작품에 대해 좀 더 깊이 느껴지는 듯했다. 작품을 보면서 향을 맡으면 시각과 후각이 열리고 작품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 같다. 조재임 작가의 숲을 표현한 작품은 시원한 바람 속에서 추억이 떠오르는 향으로 변신했다. 변대용 작가의 곰돌이 조각은 응원과 위로를 전하는 따뜻하고 포근한 향으로 표현되었다. 이렇게 각 작가의 작품을 새로운 방식으로 느껴본다는 점에서 미술제 현장을 찾은 관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부산미술협회는 앞으로 퀀텀센트와 부산 작가들의 작품을 향수뿐만 아니라 디퓨져, 차량방향제 등 다양한 제품으로 변신시켜 대중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갈 계획이다. 부산 작가와 협업한 향수는 퀀텀 센트의 홈페이지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부산미술제는 10월 1일까지 열리며 현장에서 부산 작가의 향수를 시향할 수 있다.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