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AI 시대,혁신으로 이어지는 건 노자가 강조한 비움" 안병민 열린비즈랩 대표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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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CEO아카데미 강연
"창의적이고 유연한 리더십 필요"

열린비즈랩 안병민 대표는 지난 24일 부산 부산진구 부산롯데호텔 41층 에메랄드룸에서 열린 제17기 부산일보CEO아카데미에서 ‘노자에게 배우는 혁신’을 주제로 강연했다. 열린비즈랩 안병민 대표는 지난 24일 부산 부산진구 부산롯데호텔 41층 에메랄드룸에서 열린 제17기 부산일보CEO아카데미에서 ‘노자에게 배우는 혁신’을 주제로 강연했다.

“블록체인, NFT, 메타버스, 웹3.0에 이어 요즘은 AI와 로봇이 화두입니다. 변화의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 오전의 정답이 오후엔 오답이 되는 시대입니다. 기하급수적인 변화의 시대에서 봉변을 당하지 않으려면 혁신해야 합니다.”

열린비즈랩 안병민 대표는 지난 24일 부산 부산진구 부산롯데호텔 41층 에메랄드룸에서 열린 제17기 부산일보CEO아카데미에서 ‘노자에게 배우는 혁신’을 주제로 강연했다.

안 대표는 공자 철학과 노자 철학을 비교하며 왜 지금 시대에선 노자가 창의와 혁신의 리더인지를 알려 줬다. “공자 철학은 오랫동안 우리 사회의 기본 틀로서 질서와 안정, 명확한 규칙과 기준을 강조했죠. 공자는 ‘군군신신(君君臣臣)’이라는 말로 임금은 임금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각자가 자기 자리에서 본분을 다하는 사회가 이상적이라고 봤어요. 이런 철학은 중앙집권적 조직과 명확한 지휘 체계와 규범, 일사불란한 실행을 요구하는 산업화 시대에 잘 맞았습니다.”

안 대표는 “디지털이 가속하는 탈중앙화와 변화가 일상이 된 시대에서 공자가 강조한 고정된 역할은 창의성과 유연성을 저해하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전체와 집단이 아니라 개인이 주인이 되고, 각자의 개성과 창의성을 최대한 끌어내는 것이 중요한 시대에선 변화와 포용을 긍정하는 노자 철학이 주목받는다”고 했다.

“조직의 리더는 이제 직원들이 ‘팔로워(따르는 자)’가 아닌 ‘파트너’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수직적 관계가 아닌 수평적 계약 관계로 이동하는 것이죠. 직원 스스로가 세상에 의미 있는 영향력을 주체적으로 발휘하는 ‘임플로이언서(임플로이+인플루언서)’가 탄생했듯이 개인의 창의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리더는 자신의 경험과 지식에만 매몰되지 않고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이해해야 젊은 직원들과 소통할 수 있습니다.”

안 대표는 창의혁신의 모든 속성이 노자 철학에 있다며 ‘위학일익 위도일손(爲學日益 爲道日損)·배움은 더해가는 것이지만, 도는 덜어내는 것이다’를 예로 들었다. 노자는 ‘무엇을 더할까?’가 아니라 ‘무엇을 빼야 할까?’를 고민했다고 한다. 혁신으로 이어지는 건 채움이 아니라 비움이라는 것이다. 불필요한 간섭을 없애고 각자가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노자의 리더십이다. 구글의 20% 룰은 좋은 예다. 직원들이 업무 시간의 20%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더니 무수한 혁신적 아이디어가 탄생했다.

안 대표는 이어 ‘무위자연(無爲自然)’을 예로 들며 ‘마음속 틀을 깨부수면 모든 것이 그러하리라’는 노자의 가르침을 전했다. 이를 통해 조직의 리더들이 자신의 알량한 지식과 경험에 매몰되지 않고, 객관적인 시선을 지녀야 한다고 강조했다.

“빠르게 변화하고 예측할 수 없는 오늘날 경영 환경에서 정형화된 리더십은 힘을 잃었습니다. 그래서 조직 구성원 각자가 자유롭게 움직이고 창의성을 발휘할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타트업의 애자일(Agile) 경영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작은 팀이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고,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데 이들의 성공 비결은 바로 유연함입니다. 노자의 자율과 창의성이 더욱 필요한 이유입니다.”

안 대표는 끝으로 “오해하면 안 된다. 노자 철학이 공자 철학보다 뛰어나다는 얘기가 아니다. 시대마다 그에 맞는 철학이 있다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부산 사직고, 서울대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한 안 대표는 헬싱키경제대에서 MBA를 수료했다. 대홍기획, 다음커뮤니케이션, 휴넷 등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경영일탈〉 〈사장을 위한 노자〉 〈주4일혁명〉 등 저서를 냈다.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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