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모사드 본부에 미사일… 전면전 일촉즉발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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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삐삐테러’ 보복 차원에서 발사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수도 공격
텔아비브 등 중부 전역 대피 사이렌
이스라엘도 사흘 연속 레바논 공습 중

이스라엘 북부 하이파에 설치된 미사일 요격 시스템이 24일 레바논에서 발사된 로켓을 요격하기 위해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헤즈볼라는 2006년 이후 처음으로 300여 발의 로켓과 발사체를 앞세워 이스라엘 공격에 나섰다. 신화연합뉴스 이스라엘 북부 하이파에 설치된 미사일 요격 시스템이 24일 레바논에서 발사된 로켓을 요격하기 위해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헤즈볼라는 2006년 이후 처음으로 300여 발의 로켓과 발사체를 앞세워 이스라엘 공격에 나섰다. 신화연합뉴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2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중심도시 텔아비브를 향해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

헤즈볼라가 텔아비브를 표적으로 삼은 것은 작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후 처음이다. 양측의 충돌 강도가 갈수록 거세지며 2006년 이후 18년만의 전면전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헤즈볼라는 텔레그램으로 성명을 내고 “레바논과 그 국민을 지키기 위해 오전 6시 30분 텔아비브 외곽에 있는 ‘모사드(이스라엘 해외 정보기관)’ 본부를 겨냥해 카데르-1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사드 기지에 대해 “이곳은 (헤즈볼라) 지도자 암살, 무선호출기(삐삐)·무전기 폭발을 담당한 본부”라고 주장했다. 이번 미사일 발사가 지난 17∼18일 레바논 전역에서 헤즈볼라의 통신수단인 삐삐와 무전기 수천대가 동시다발로 터지며 37명 이상이 숨진 일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6시 30분께 텔아비브 등 이스라엘 중부 지역에 공습경보 사이렌을 울리고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방공호 대피를 지시했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에서 건너온 지대지 미사일 1기가 탐지돼 방공시스템으로 격추했다”며 발사 원점을 파악해 대응 공습을 했다고 밝혔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매체는 미사일과 무인기(드론) 등을 요격하는 ‘다비즈 슬링(다윗의 돌팔매)’ 방공망이 가동됐다고 보도했다. 인명피해는 신고되지 않았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작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이후 헤즈볼라가 텔아비브를 표적으로 삼은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겨눈 탄도미사일 발사를 주장한 것도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처음이라고 AFP 통신은 분석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23일부터 레바논 남부와 동부 등지에 대규모 공습을 가하는 동시에 헤즈볼라 고위 지휘부를 살해하는 ‘북쪽의 화살’ 작전을 수행중이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북부 지역에 미사일·로켓 공격로 대응하고 있다.

23일 이스라엘은 레바논 전역을 약 650차례 공습해 헤즈볼라 시설 1600개를 타격했다. 이어 24일에도 동부 베카밸리와 남부의 여러 지역에서 로켓 발사대, 지휘통제센터, 무기고 등을 타격하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도 표적 공습을 벌였다.

사흘째인 25일 새벽에는 베이루트 남부에서 20㎞가량 거리에 있는 해안 도시 인근 사디야트의 창고를 겨냥해 공습을 가하는 등 공격을 이어갔다. '북쪽의 화살' 작전으로 사흘 간 어린이 50명, 여성 94명을 포함해 최소 564명이 숨지고 180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레바논 보건부는 밝혔다.

이스라엘은 레바논뿐 아니라 시리아에도 공습을 가하는 등 헤즈볼라를 겨냥해 전방위적 공세를 퍼붓고 있다. 시리아군 소식통들은 24일 로이터에 이스라엘의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이 시리아 서부 항구도시 타르투스를 향해 발사돼 요격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으로 전쟁이 시작된 이래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등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친이란 무장단체들과 이들이 시리아로 무기를 옮기는 것을 겨냥한 공습을 강화해왔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이날 저녁 비행기를 타고 미국 뉴욕으로 떠날 예정이었으나 레바논 공습 등 안보 상황 논의를 위해 출발 일정이 하루 연기됐다고 총리실이 밝혔다.이스라엘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대규모 공습을 사흘째 이어가면서 중동의 전운이 짙어지고 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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