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사물인터넷 결합으로 친환경·연료 효율 극대화" [WOF 제18회 세계해양포럼]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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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세션

배출량 모니터링·최적화 가능
친환경 위한 국제 협력도 강조
원자력·해상풍력 등 역할 기대
바다 둘러싸인 한국 여건 유리

25일 제18회 세계해양포럼(WOF) 조선 세션에서 AVL 첼너 마린 이강기 사장이 ‘지속 가능한 항만과 그린 쉬핑 코리도어’를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WOF 사무국 제공 25일 제18회 세계해양포럼(WOF) 조선 세션에서 AVL 첼너 마린 이강기 사장이 ‘지속 가능한 항만과 그린 쉬핑 코리도어’를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WOF 사무국 제공

“AI(인공지능)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의 결합은 선박의 배출량 모니터링과 성능 최적화를 가능하게 합니다. 친환경적이며 연료 효율성도 크게 올릴 수 있습니다.”

25일 HD한국조선해양 안광헌 사장의 사회로 진행된 제18회 세계해양포럼(WOF) 조선 세션에서는 스타브로스 하찌그리고리스 대표가 첫 연설을 맡았다. 그는 AI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전환이 조선업계의 발전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찌그리고리스 대표는 그리스 해운·조선 기술 자문 회사인 ‘어드밴스드 엔지니어링 서비스(Advanced Engineering Services)’의 설립자다.

■“친환경 선박 시대 이미 도래”

하찌그리고리스는 AI 기술을 활용하면 배출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최적의 항로와 속도를 자동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까지 선박 탄소 배출량을 0으로 줄이는 ‘넷 제로(Net-zero)’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선박 운항 중 배출되는 탄소량을 측정하고 관리하는 ‘탄소 집약도 지표(CII)’를 도입했는데, AI를 활용하면 이러한 IMO 기준을 충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액화천연가스(LNG), 암모니아, 수소 같은 청정 연료를 사용하는 친환경 선박의 확산 속도도 매우 빠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찌그리고리스 대표는 “조선업계의 친환경 전환은 한 국가, 일부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제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국제 사회가 선박의 탄소 배출에 더욱 엄격해질 것을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선박용 대체 연료의 미래’에 대해 발표한 서울대 이신형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앞으로는 이산화탄소뿐 아니라 메탄, 아산화질소 등 선박이 내뿜는 모든 온실가스 종류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더불어 온실가스 배출 기준도 연료가 생산되는 단계부터 정제, 운송, 저장, 사용 단계를 모두 포함하게 된다. 법과 규제를 적절히 마련해 이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환경 선박 시대에 항만이 직면할 과제도 언급됐다. ‘지속 가능한 항만과 그린 쉬핑 코리도어’를 발제한 AVL 첼너 마린 이강기 사장은 “항만은 선박이 온실가스 배출을 측정하기 위해 포집한 탄소나 황을 안전하게 처리해야 한다”면서 “기술적인 문제뿐 아니라, 새로운 연료의 저장과 운반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정책과 절차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원자력·해상풍력이 탄소중립 이끌어”

원자력이나 해상풍력 등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차세대 기술을 해양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카이스트 이정익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원자력 산업의 성공이 해양 산업에 크게 기여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소형 모듈 원자로(SMR)가 해운업과 해양 전력 생산에서 혁신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MR은 기존의 대형 원자력 발전소와 비교해 크기가 작고 모듈화된 형태로 제작되는 원자로다. 발전 용량이 작은 대신 안전성과 경제성이 높으며, 여러 장소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SMR이 기존 원자로보다 크기가 작고, 비용이 적게 들며, 위험 관리가 용이하다는 점에서 해양 산업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예를 들어 SMR을 이용한 해양 원자력 발전소는 탄소 배출 없는 전력 공급원으로서 해양 환경 보호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유식 해상풍력의 발전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은 삼면이 바다인 덕분에 해상풍력 에너지 개발에 있어 유리한 상황이다. 부유식 해상 풍력은 기존의 고정식 풍력 발전보다 설치 위치의 제약이 적고, 해안선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HD현대중공업 정종진 상무는 ‘오션 트랜스포메이션: 신재생에너지와 부유식 해상풍력’이라는 발표를 통해 “우리는 조선과 해양 산업에서 축적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부유식 해상 풍력 에너지 개발에서도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아비커스 임도형 대표는 자율 운항 선박 기술의 상용화 현황과 미래 전망을 발표했다. IMO는 2028년까지 자율 운항 선박 상용화를 목표로 관련 규제와 표준을 마련 중이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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