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완벽한 100점’보다 ‘적당한 70점’을 노려라
일의 80%를 줄이는 방법 / 이다 요시히로
왜 일은 해도 해도 줄지 않을까. 당장 맡은 업무도 많은데, 업무 지시는 끊임없이 내려온다. 어느새 할 일은 잔뜩 쌓여 있고 늘 시간에 쫓긴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그렇게 내 몸뚱아리가 조금씩 마모되어 가더라도,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는다. 나만 그러한가. 우울해진다. 할 일이 산더미인데 우울증까지 도지니 업무 효율은 더욱 오르지 않는다. 결국 생각은 종착역에 도착한다. 나는 무능력한가.
<일의 80%를 줄이는 방법>의 저자는 이런 나에게 친절하게 말을 건넨다. “당신이 무능력한 것이 아니라, 일이 너무 많은 것이 문제”라고. 게다가 책은 일의 80%를 줄일 수 있는 혁신적인 해결책이 있다고 나를 유혹한다. 가급적, 아니 거의 대체로 자기계발서적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 나로서도, 아무리 업무가 바쁘더라도, 이건 읽지 않을 수 없다.
눈에 띄는 원칙 하나만 소개하자. 하지 않아도 되는 노력은 하지 마라. 완벽하게 일 처리를 하기 위한 과도한 노력을 버리고 함께 일하는 상대방에게 기준을 맞추라는 것이다. 업무를 의뢰한 사람이 요구하는 것을 가능한 한 빨리, 최소한의 수준으로 제시한 후, 통과시킬지 수정할지에 대한 판단은 상대방에게 맡긴다. 저자는 긴 시간을 들여 ‘완벽한 100점’ 상태를 만드는 것보다 ‘적당한 70점’을 목표로 삼으라고 조언한다.
과거 일본 신문사 기자인 한 지인의 칼럼 내용과도 통한다. ‘한국 기업은 완성도 70% 상태의 제품을 출시하고 이후 고객 불만족 등을 끊임없이 피드백하며 제품을 수정 관리한다. 반면 일본 기업은 100%에 가까운 완성도가 아니라면 제품을 출시조차 하지 않는다. 이것이 최근 일본 기업이 한국 기업에 뒤지는 이유다.’ 참고로 저자도 일본인이다. 이다 요시히로 지음/최헌영 옮김/푸른숲/288쪽/1만 8000원.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