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뇌물 공여’ 혐의로 기소
상속세 필요하다며 돈 빌려
1심서 징역 7년…법정 구속

창원지법 진주지원 전경. 김현우 기자

아버지 통장에 들어있는 돈을 미끼로 지인들에게 수십억 원을 편취한 50대가 구속됐다. 피의자는 특히 경찰 수사 과정에서 수사관에게 편의를 봐달라며 뇌물까지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박성만)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과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기소된 50대 A 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선고 후 법정구속 됐다.

A 씨는 지난 2012년부터 8년간에 걸쳐 지인 4명에게 총 22억 원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 씨는 피해자들에게 “아버지 명의 통장에 수십억 원이 있지만 상속세 때문에 찾지 못하고 있다. 돈을 빌려주면 높은 이자로 갚겠다”고 속인 뒤 빌린 돈을 가로챘다.

특히, A 씨는 수사 과정에서 편의를 봐달라며 진주경찰서 소속 수사관에게 뇌물을 주기도 했다. 이에 검찰은 지난 5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징역 13년을 구형했다.

A 씨는 재판 과정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대부업체를 운영하기 위한 투자 목적 등으로 돈을 교부받았으며, 편취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일부 금액을 변제했다며 기망행위에 대한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는 돈을 받은 후 다른 목적으로 사용했고, 돈을 변제하지 못할 수 있다는 인식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망행위를 피하기 위해 돈을 일부 변제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범행 일부를 인정하고 피해 금액 일부를 변제·공탁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범행 기간의 반복성, 피해 규모를 봤을 때 죄질이 나쁘다. 특히 피해자들은 현재까지 경제적 어려움과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A 씨는 경남 진주시에서 여성 봉사클럽 회장직을 맡고 있다. 이번 사건에 앞서 지난 2022년 6월에도 사기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바 있으며, 현재도 같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사건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A 씨에게 뇌물을 받은 경찰관은 적발 후 해임된 것으로 파악됐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