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간 청년, 지역 청년보다 부채 1733만 원 많아
번아웃 경험 비율 등 더 높아
연 소득은 709만 원 더 벌어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옮긴 청년들의 연소득은 약간 늘었지만 총부채가 크게 증가했고 삶의 행복감도 많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취업 준비 등으로 ‘번아웃(정신적 녹초상태)’을 경험한 비율도 비수도권에 그대로 남은 청년보다 크게 높아졌다.
통계청은 26일 통계플러스 가을호에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과 비수도권에 남은 청년의 삶의 질 비교’ 결과를 실었다. 청년의 나이는 19~34세다. 2022년 기준으로 청년 중 취업자 비율은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이 72.5%로, 지방에 남은 청년(66.4%)보다 높았다. 연간 총소득도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이 2743만 원으로, 지방에 남은 청년(2034만 원)보다 709만 원이 더 많았다.
하지만 나머지 지표들은 수도권에서의 삶이 결코 녹록지 않음을 보여줬다.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의 총부채는 2642만 원으로, 지방에 남은 청년(909만 원)보다 1733만 원이 더 많았다. 높은 주거비 때문으로 보인다
또 ‘퇴근 후 다음날 출근하기까지의 시간이 11시간이 안 된 날이 지난달 한 번이라도 있었다’라는 질문에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은 21.0%였다. 반면 지방에 남은 청년은 12.7%였다. 즉 수도권으로 간 청년이 장시간 근로가 더 많았다는 것이다. 특히 ‘번아웃’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사람은 수도권으로 간 청년이 42.0%에 달했다. 지방에 남은 청년은 29.7%였다.
주거 면적과 통근 시간도 유사한 추세였다. 1인당 주거 면적은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이 32.4㎡로 비수도권에 남은 청년보다 3.8㎡ 더 좁았다. 통근 시간은 수도권에 간 청년은 30~60분(40.7%)이 가장 많고 60분 이상도 21.5%였다. 그러나 지방에 남은 청년은 30분 미만(58.2%)이 가장 많았다. 60분 이상은 7.2%에 불과했다. 건강이 나쁘다고 한 비율은 수도권으로 이동한 청년이 10.9%로, 비수도권에 남은 청년(6.1%)보다 더 높았다.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은 삶의 행복감이 6.76점으로, 비수도권에 남은 청년 보다 0.16점이 더 낮았다.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떠난 청년의 행복감은 7.26점으로 가장 높았다.
통계청은 “매년 수만 명의 청년이 수도권으로 몰리고 있지만 실제 생활이 마냥 행복하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며 “청년들이 나고 자란 곳에서 학업과 취업이 가능하도록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