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5년 새 커피숍 2708개 늘고 호프집 596개 줄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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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국세통계 생활업종 분석

피부관리업 76.2% 1988개 늘어
2만 개 이상 는 통신판매업 최다
기존 1위 한식 음식점 개수 추월
여관·모텔·PC방·노래방은 급감

26일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린 ‘2024 부산창업박람회’에서 시민들이 커피 디저트 등 창업 전시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26일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린 ‘2024 부산창업박람회’에서 시민들이 커피 디저트 등 창업 전시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부산에서는 지난 5년간 커피숍이 2700개가 넘게 늘어나 ‘100대 생활업종’ 중에서 통신판매업(온라인쇼핑)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통신판매업과 편의점, 부동산중개업, 피부관리업 등은 소비 트렌드 변화와 주택가격 상승 등으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회식 문화가 바뀌면서 호프집과 간이주점, 노래방은 크게 줄었으며 여관·모텔과 주유소, 독서실, 목욕탕 등도 감소 규모가 컸다. 일반의 예상과는 다르게 문구점과 서점은 오히려 약간 늘었다.

26일 국세통계에 나온 부산의 100대 생활업종을 2024년 6월과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6월을 비교한 결과, 자영업자가 주로 운영하는 이들 업종은 5년간 많은 변화를 나타냈다. 100대 생활업종은 국세청이 사업자등록을 토대로 매월 발표하는 통계다.

■온라인쇼핑업 최다 업종 등극

먼저 커피숍은 2019년 6월 3181개에서 2024년 6월 5889개로 2708개가 늘어났다. 커피숍은 전포카페거리 등이 위치한 부산진구에서 776개로 가장 많았다. 부산진구 다음으로는 해운대구(569개), 동래구(450개), 수영구(411개), 기장군(408개) 순이었다. 부산 커피업계 관계자는 “커피를 즐기는 인구가 계속 늘었고 비교적 소자본 창업도 가능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코로나19 시기에 이렇게 늘어난 커피숍은 현재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피부관리업이 급속 성장하면서 2609개에서 4597개로 76.2% 증가했다. 이 기간에 미용실도 7406개에서 7980개로 늘었다.

100대 생활업종 중에서 가장 사업장이 많은 업종은 2019년에는 한식 음식점이었는데, 2024년엔 통신판매업이 1위로 올라섰다. 온라인쇼핑이 소매업의 대세가 됐기 때문이다. 통신판매업은 이 기간 1만 5139개에서 3만 5547개로 배 이상 늘어났다. 한식 음식점은 2만 4153개에서 2만 5709개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회식 문화 변화… 노래방 500개 감소

100대 생활업종 중 부침이 큰 분야는 ‘술집’이었다. 간이주점과 호프집이 많이 사라졌다. 간이주점은 1000개에서 626개로 쪼그라들었고 호프 주점은 1851개에서 1255개로 대폭 줄었다. 간이주점이란 생맥주 전문점을 제외하고 술을 파는 가게다. 소주방이나 막걸리집 등을 말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직장에서 술을 마시는 회식 문화가 많이 사라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또 회식을 해도 별도의 술집을 2차로 가기보다는 음식점에서 밥을 먹으며 1차로 끝내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런 문화를 반영하듯 노래방도 1810개에서 1312개로 감소했다.

음식점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였다. 한식 전문점이 2만 4153개에서 2만 5709개로 늘었고 중국집은 1740개에서 1895개로, 일식집은 1074개에서 1476개로 각각 증가했다. 분식집은 4047개에서 3831개로 약간 줄었다.

유통업 분야도 부침이 컸다. 슈퍼마켓은 1937개에서 1623개로 줄었다. 소형 소매점의 형태가 편의점으로 급속히 이동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편의점은 이 기간에 2420개에서 2946개로 꽤 많이 늘어났다. 여기서 말하는 슈퍼마켓은 동네 슈퍼와 기업형슈퍼마켓(SSM)까지 포함하는 것이다.

여관·모텔은 1425개에서 1121개로 대폭 감소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예전과 같이 여관·모텔을 찾는 사람이 많지 않고 부산을 찾는 관광객은 작은 규모라도 호텔급을 선호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펜션·게스트하우스는 140개에서 582개로 급증했다.

주유소도 359개에서 334개로 다소 줄었다. 주유소 간 가격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주유소 업종이 예전처럼 황금알을 낳은 업종이 아니기 때문이다. PC방도 찾는 사람이 줄면서 650개에서 386개로 줄었다.

일반의 예상과는 달리 서점과 문구점은 소폭 늘어났다. 서점은 560개에서 575개, 문구점은 502개에서 601개로 증가했다. 서점은 이미 많이 줄어든 상태이기 때문이며 문구점은 팬시형 문구점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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