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경영권 분쟁… 고려아연, 대항 매수 나설까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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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영풍 공개매수가 상향
고려아연 기업어음 발행 ‘맞불’

고려아연이 24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에서 MBK·영풍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비롯된 공개매수에 반발하며 기자회견을 개최한 가운데,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공개매수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고려아연이 24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에서 MBK·영풍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비롯된 공개매수에 반발하며 기자회견을 개최한 가운데,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공개매수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영풍·MBK파트너스(이하 MBK)와 고려아연이 각각 수천억 원의 자금을 조달하며 현금 추가 확보에 나섰다. 이어 영풍과 MBK는 공개매수 가격도 올려 고려아연이 대항 매수에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MBK와 영풍은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66만 원에서 75만 원으로 상향한다고 공시했다. 기존 공개매수가보다 13.6%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이다.

MBK는 “인상된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 75만 원은 상장 이래 역대 최고가 67만 2000원보다도 11.6%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MBK가 단독으로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는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가도 기존 2만 원에서 2만 5000원으로 25% 상향 조정됐다.

이에 앞서 영풍과 고려아연은 각각 경영권 확보를 위한 ‘실탄’ 확보에 나서며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전날 영풍은 이사회를 열고 한국기업투자홀딩스에 금전 대여를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MBK의 특수목적법인(SPC)이다. 대여 금액은 3000억 원이고, 대여 기간은 1년, 이율은 5.70%다. 영풍은 금전 대여의 목적을 “대여 상대의 공개매수 결제자금 조달 및 기타 투자활동을 위한 자금 대여”라고 설명했다.

무차입 경영 기조를 이어온 고려아연도 이례적으로 기업어음(CP) 발행을 통해 4000억 원을 확보한다. 고려아연은 지난 24일 2000억 원 규모의 CP를 발행한 데 이어 오는 27일 추가 CP 발행을 통해 2000억 원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이번 CP 발행이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예정된 일정이라고 설명했지만, 시장에서는 이 자금이 영풍·MBK의 공세에 맞서 경영권 방어를 위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영풍·MBK에 맞서 고려아연이 대항 매수에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려아연은 일단 다음 달 4일 지분 공개 매수가 종료되기까지는 대항 매수 여부를 공개하지 않은 채 영풍·MBK 측의 행보를 예의주시한다는 입장이다.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은 추석 연휴를 전후해 국내외 주요 주주와 투자자를 만나며 우군 확보에 주력했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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