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하마스·헤즈볼라 2개 전선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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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전 녹록지 않다는 관측 무게
병력 부족·전비 부담 매년 가중
헤즈볼라 전력, 하마스보다 강력
전쟁 여부 미국 지원에 달려

25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레바논 남부 키암 마을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레바논 남부 키암 마을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2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중심도시 텔아비브를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스라엘도 레바논에 대규모 공습을 이어가며 지상전 돌입을 시사하는 등 양측의 충돌 강도가 갈수록 거세지며 전면전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다만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현지 무장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이 2개의 전선을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헤즈볼라는 텔레그램으로 성명을 내고 "레바논과 그 국민을 지키기 위해 오전 6시 30분 텔아비브 외곽에 있는 모사드(이스라엘 해외 정보기관) 본부를 겨냥해 카데르-1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가 텔아비브를 표적으로 삼은 것은 작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후 처음이다. 탄도미사일 발사 역시 처음이다.

헤즈볼라는 모사드 본부에 대해 "이곳은 (헤즈볼라) 지도자 암살, 무선호출기(삐삐)·무전기 폭발을 담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미사일 발사가 지난 17∼18일 레바논 전역에서 헤즈볼라의 통신수단인 삐삐와 무전기 수천대가 동시다발로 터지며 37명 이상이 숨진 일에 대한 보복 차원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스라엘은 레바논의 헤즈볼라 거점을 노려 대규모 공습을 가하는 '북쪽의 화살' 작전을 사흘째 강도높게 이어갔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25일(현지시간) 북부사령부 산하 7기갑여단을 방문한 자리에서 레바논 공습을 두고 “우리는 기동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는 여러분의 군화가 적의 영토에,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공격을 위한 대규모 전초기지를 갖춰놓은 마을에 진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레바논 침공을 내비친 발언으로 해석되지만, 이스라엘이 두 번째 전선을 펼치기에는 우호적인 여건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스라엘 병사들의 피로도 누적, 병력 부족, 경제 타격, 휴전과 인질 협상 교착에 대한 대중의 반발 등 가자지구 전쟁의 여파가 큰 상황에서 확전은 큰 피해만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 전면전을 벌인다면 하마스보다 훨씬 더 강력한 위협에 직면하고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으로 관측한다. 헤즈볼라의 병력은 3만 명에서 5만 명 사이로 추정된다. 헤즈볼라는 12만~20만 기의 로켓과 미사일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가장 큰 군사자산으로 장거리 탄도 미사일이 꼽힌다. 사거리 250~300km인 정밀 미사일 1500기를 포함해 이스라엘 전역을 사정권에 두는 수천 기의 장거리 탄도 미사일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헤즈볼라를 상대로 지상전을 감행하려면 이스라엘의 군사력과 작전 능력이 월등해야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군사 분석가들과 군 관계자들은 이스라엘 언론에 IDF가 병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와의 전쟁 초기에 약 29만 5000명의 예비군을 동원했지만, 불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10월 7일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군에서 다른 지역까지 포함해 715명의 전사자가 발생했다.

헤즈볼라의 군사력을 고려할 때 이스라엘이 2개의 전선에서 전쟁을 치를 수 있을지는 상당 부분 미국의 지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INSS의 헤즈볼라 전문가인 오르나 미즈라히는 “IDF(이스라엘군)가 미국으로부터 탄약을 받는다면 두 전선에서 싸울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헤즈볼라와) 전면전이 벌어질 경우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원하기 위해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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