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터졌다”… 롯데 레이예스, ‘200안타’ 대기록 썼다
28일 KIA전서 3회 1루타 쳐
페르난데스 199개 뛰어넘어
KBO 최다는 서건창 201개
2개만 추가하면 ‘안타왕’ 등극
김도영 ‘40-40’ 진입은 미뤄져
30일 최종 경기 홈런 2개 필요
롯데 자이언츠의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가 KBO리그 10년 만에 200안타 대기록을 썼다. KBO리그에서 외국인 선수 중 처음으로 200안타 고지를 밟은 레이예스는 롯데의 마지막 1경기에서 안타 2개만 추가하면 한국 프로야구의 ‘안타왕’에도 등극한다.
지난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KIA 타이거즈와의 16번째 맞대결은 롯데의 올 시즌 마지막 홈 경기이기도 했다. 롯데는 비록 5강 싸움에서 탈락해 7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이 무산됐지만, 이날 사직구장의 2만 2758석이 모두 팔려나갈 정도로 팬들의 성원은 뜨거웠다. 그럼에도 롯데는 KIA에 8-12로 역전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경기 초반에는 롯데가 앞서며 6-0까지 달아났으나 6회와 7회 대거 실점하면서 결국 KIA에 무릎을 꿇었다.
롯데는 졌지만 레이예스가 200안타를 쳐서 팬들은 열광했다. 2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레이예스는 3회말 타석에 들어섰다. 그는 KIA 선발 투수 윤영철의 시속 134㎞ 직구를 배트의 한가운데로 받아쳤다. 레이예스가 친 공은 정확히 KIA 중견수 앞에 떨어졌다. 그의 올 시즌 200번째 안타가 작렬하던 순간이었다.
레이예스는 경기 초반 이미 200안타를 달성해 신기록 달성도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레이예스는 이후 이어진 세 타석에서 연속으로 땅볼을 때렸다. 6회말 레이예스가 네 번째 타석에서 유격수 방향으로 친 땅볼을 KIA의 박찬호가 신속하게 처리하지 못했다. 그 사이 레이예스가 1루를 밟았지만 수비 실책으로 처리됐다.
1982년 KBO리그가 출범한 뒤 단일 시즌 200안타 이상을 친 타자는 KIA의 서건창이 유일하다. 공교롭게도 서건창의 소속팀 KIA전에서 레이예스가 200안타를 달성한 셈이다. 서건창은 2014년 넥센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201개의 안타를 쳤다. 이후 그 누구도 그의 기록을 뛰어넘지 못했다. 지난 2020년에는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199안타를 쳐 딱 1개 차로 200안타 달성에 실패했다.
레이예스가 안타 하나만 추가하면 서건창과 리그 최다 안타 타이를 이루게 된다. 여기에 안타 하나를 더 보탠다면 KBO리그에서 안타를 가장 많이 친 타자로 역사에 남는다. 다만 롯데가 올해 정규리그에서 마지막 한 경기만 남겨 놓고 있기 때문에 레이예스가 안타왕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을지는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 롯데의 최종 경기는 내달 1일 경남 창원에서 열이는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16차전 원정경기다.
레이예스는 경기 종료 직후 인터뷰에서 본인의 200안타 달성보다도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 무산에 대한 안타까움부터 토로했다. 그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해 아쉬움이 많이 남는 시즌”이라며 “안타를 많이 생산해서 개인적인 기록은 얻어가지만, 이 기록이 팀의 승리와 포스트시즌 진출에 이어져야 의미 있는 기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0안타가 나올 듯 안 나올 듯하다가 오늘 나오게 돼 상당히 기뻤다. 꾸준히 타석에 들어갈 수 있게 기회를 주셔서 많은 안타를 생산해낼 수 있었다”며 “마지막 경기에 매 타석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올해 KBO의 또 다른 대기록 탄생을 기대했던 KIA 김도영의 ‘40홈런-40도루’는 계속 미뤄지고 있다. 김도영은 29일 현재 38홈런에 40도루를 기록 중이다. 홈런 두 개만 더하면 지난 2015년 NC의 에릭 테임즈가 처음으로 문을 열었던 40-40 클럽에 진입한다. 하지만 김도영은 최근 4경기에서 홈런을 치지 못했다. 이제 KIA의 마지막 경기인 30일 NC전에서 김도영은 홈런 2개를 쳐야 9년 만에 40-40기록을 세울 수 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