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신임 총재, 당내 쓴소리 담당 비주류
정계 출신 부친 둔 세습 정치인
파벌 문제 집중적으로 꼬집어
일본 이시바 시게루 신임 총재는 파벌 정치 문제점을 지적하는 등 쓴소리를 담당해 온 당내 비주류이자 온건파 인사다.
이시바 총재는 게이오대 법학부를 졸업한 뒤 몇 년간 은행원으로 지내다가, 아버지 사망 뒤 정계 거물이자 아버지 친구인 다나카 가쿠에이 권고로 1983년 다나카 파벌 사무소 근무를 시작으로 정계에 발을 내디뎠다. 29세였던 1986년 돗토리현에서 출마해 당시 최연소 중의원 의원으로 선출됐다. 현재 12선 의원이다.
이시바 총재는 정치인 아버지를 둔 세습 정치인이다. 아버지 이시바 지로는 관료 생활을 하다가 정계에 입문해 돗토리현 지사, 자치대신 등을 지냈다. 할아버지 역시 돗토리현 지사와 자민당 간사장을 지냈다.
그가 자민당 총재 도전에 나선 것은 2008년부터였다. 당시엔 아소 다로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차지하면서 가볍게 승리했다. 이어 2012년과 2018년에는 아베 신조와 맞섰고, 2020년에는 스가 요시히데, 기시다 후미오와 경쟁했다.
이런 과정에서 그는 언젠가부터 일반국민 여론 조사에서는 늘 차기 총재 후보감 1, 2위로 꼽혀왔고 지방 당원들 사이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었다. 실제 2012년에는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요 파벌 수장의 ‘오더’가 좌우하는 결선 투표에서 아베에게 밀렸다.
파벌 정치 문제점을 비판하면서 절치부심하다가 2015년 스스로 ‘수월회’라는 이름의 군소 파벌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다가 6년 뒤 해체했다. 아베 정권 초기에는 내각에 참여하기도 했으나, 2016년부터는 각료나 당직을 받지 않고 아베 정권에 비판적 입장을 꾸준히 표명하면서 ‘쓴소리꾼’으로 인식됐다.
그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 참배도 해오지 않았다.
이시바 총재는 일본 정계에서 ‘오타쿠’(특정 분야에 몰두해 즐기는 사람을 뜻하는 일본어로, 한국에서는 ‘덕후’로 불림)로도 유명하다. 스스로 프라모델·철도·군사·카레 등의 오타쿠라고 칭한다.
또 여러 각료를 경험했지만 방위청 부장관, 방위청 장관, 방위상 등 방위 분야에서 오래 일하면서 여러 권의 책을 저술하며 전문가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내달 1일 차기 일본 총리로 선출될 이시바 시게루 집권 자민당 신임 총재가 중의원(하원) 조기 해산을 검토 중인 가운데 11월 10일에 총선을 치르는 방안이 당내에서 부상하고 있다. 그는 국회 본회의에서 각 당 대표 질문과 예산위원회 논의를 거친 뒤에 하는 것이 옳다는 입장을 표명해 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