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 속 AI·해양 융합 새 블루오션 창출 성과
제18회 WOF 결산 및 제언
어려운 주제에 전문가 고군분투
"신약 개발 등에서 새 지평 열 것"
디지털 트윈 등 현실적 방안 호응
성공적 융합 위해 제도 개선 절실
인공지능 산업 육성 법률도 제안
95점. 챗GPT가 제18회 세계해양포럼(WOF)을 평가한 점수다. 디지털 전환, 기후 변화 대응, 해양 데이터 활용 등 해양 분야의 최신 트렌드를 포괄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AI(인공지능) 윤리와 데이터 보안 이슈를 추가 논의해야 한다고 답했다. 지난 26일 막 내린 제18회 WOF는 ‘오션 인텔리전스 위드 AI(Ocean Intelligence with AI)’를 대주제로 삼아 ‘스마트 해양 산업’의 미래를 전망했다.
■해양·AI 융합, 새 비즈니스 모델로
WOF 김현겸(팬스타그룹 회장) 기획위원장은 지난 26일 롯데호텔 부산에서 열린 제18회 WOF 에필로그 세션에서 “AI를 해양에 어떻게 접목할지를 놓고 포럼 전부터 기획위원들과 수차례 회의를 거듭했다”면서 “실제 포럼에서도 테마·세션별로 활발한 토론이 진행된 끝에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에필로그 세션을 맡은 장하용(부산연구원 책임연구위원) 기획위원은 챗GPT가 본 18회 WOF의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장 연구위원은 “AI는 AI와 해양기술의 융합이 해양 산업에 새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여러 분야에 걸쳐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끌 것으로 봤다”면서 “어려운 주제에도 불구하고 각 세션에서 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 결과”라고 말했다. 실제 올해 포럼 연사들은 “신약 개발과 해양생명 자원 활용에 새 지평을 열 것” “해저 데이터센터는 미래 디지털 인프라의 핵심” “AI 기반 개인화 서비스로 크루즈 산업의 새 성장 동력 확보” 등 해양·AI의 융합에 큰 기대를 나타냈다.
해운·항만 세션을 맡았던 김인현(고려대 교수) 기획위원은 “항만 자동화, 선박의 자율 운항 등에 있어 AI의 장점과 도전 과제를 한 번에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조선 세션을 담당했던 안광헌(HD한국조선해양 사장) 기획위원은 “조선은 제조 산업이 아닌 제어 산업으로 불릴 정도로 반도체가 많이 쓰이게 된다”면서 “이제는 디지털·친환경 전환이라는 변화에 단순히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을 선도하고 블루오션을 창출하기 위해 관련 분야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 정비·국가 프로젝트 추진해야
올해 WOF는 AI를 접목한 미래 해양을 전망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제시했다. 해양 디지털 트윈 구축을 위한 국가 표준화 사업 추진, 해양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위한 국가 차원의 데이터베이스 구축, 해양 금융의 ESG 전환 위한 인센티브제 도입 등이다. 특히 국가 차원의 프로젝트, 법·제도 정비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올해 큰 인기를 얻은 수산 세션의 마창모(KMI 수산연구본부 본부장) 기획위원은 “새로운 기술을 시도하는 분들의 경우 너무 외롭고 힘들다고 한다”면서 “좋은 선도 모델을 만들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저 미술관 등 흥미로운 소재로 주목받았던 해양 인문학 세션의 김창경(국립부경대 인문한국플러스사업단장) 기획위원은 “해양 문화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위해서는 관련 정책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특히 해양수산부 발전 기본계획에도 ‘해양 교육과 전시’가 포함된 것처럼, 교육부와 해수부가 힘을 합쳐 어릴 때부터 해양에 대한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WOF 기획위는 ‘해양 인공지능 산업’ 육성 법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장하용 기획위원은 “WOF 결과가 정책화에서 끝나지 않고 법제화로 이어져야 새 산업을 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