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7개 채널서 불법 유포
입장료 수익으로 수천만 원 챙겨
경찰, 시청자 2800여 명 추적

회원방 입장을 유도하는 비회원방 광고. 부산경찰청 제공

채널이 경찰 수사망을 피해 안전하다고 알리는 회원방 공지. 부산경찰청 제공

텔레그램을 통해 딥페이크 허위영상물과 아동성착취물, 불법촬영물 등을 올리고 입장료 명목으로 수천만 원을 받아 챙긴 2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20대 A 씨는 딥페이크 관련 대대적인 수사가 이뤄지던 지난 8월에도 ‘4년 무사고’ ‘해외 IP 사용’ 등을 내세우며 몇 년간 아무런 단속 없이 안전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식의 공지를 버젓이 올리는 등 경찰 수사력을 비웃었다.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청소년 성보호법과 성폭력 처벌법 위반 혐의로 A 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2022년 7월부터 2024년 9월까지 텔레그램을 통해 해외 사이트에서 수집한 아동 성 착취물과 딥페이크 허위영상물, 불법 촬영물 등을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텔레그램에 무료회원방, 회원방, 딥페이크방, 불법촬영방, VIP방 등 세분화한 7개 채널을 만든 뒤 무료 회원방에 샘플 영상을 게시하고 전체 영상을 보려면 유료 회원이 돼야 한다고 유도했다. 회원은 주로 X(구 트위터)를 통해 모집했으며 유료 회원방 입장료는 채널에 따라 2만∼10만 원으로 범행 기간 수익금만 5000여만 원에 달했다. A 씨가 올린 영상 중에는 과거 문제가 됐던 N번방 자료들도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A 씨는 텔레그램 채널이 신고되거나 차단될 것에 대비해 불법 촬영물 등을 모아둔 백업 채널도 따로 운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A 씨가 게시한 영상은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169건, 연예인 딥페이크 허위영상물 296건, 불법촬영물 83건 등 총 1650여 건이다. A 씨는 이들 영상을 직접 제작하진 않았고, 주로 해외 사이트 등에서 사들인 것이라고 경찰에 진술했다. A 씨는 자신의 채널에서는 영상 다운로드를 금지하고 실시간 시청만 가능하게 했다. 입장료는 주로 경찰 추적을 피해 문화상품권의 핀 번호를 받는 방법으로 현금화했다.

경찰은 A 씨가 올린 불법 영상물을 시청한 이들이 28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이들 중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시청한 이들을 추적해 처벌할 예정이다.

이경민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장은 “딥페이크 허위영상물 범죄 대응 TF팀을 내년 3월까지 운영할 예정이며, 딥페이크 제작·유포자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면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딥페이크 영상물을 제작하는 행위에 대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지난 26일 국회에서 딥페이크 성범죄 처벌을 강화하는 성폭력처벌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개정법에 따르면, 딥페이크 영상물을 시청하거나 소지, 구입, 저장하면 3년 이하 징역에 처해진다.

이경민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이 30일 부산경찰청에서 딥페이크 허위영상물 유포자 구속에 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현정 기자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