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청객 태풍에 비상 걸린 ‘페스티벌 시월’
제18호 대형 태풍 ‘끄라톤’ 북상
아직은 변수 많아 경로 촉각
3일부터 남부지방 영향 미칠 듯
17개 축제 첫 통합 행사 악영향
부산국제영화제 흥행 타격 우려
K팝 콘서트 등 야외 공연 차질
제18호 태풍 ‘끄라톤’이 북상하면서 올해 첫선을 보이는 ‘페스티벌 시월’에 초비상이 걸렸다. 페스티벌 시월은 10월 부산에서 열리는 17개 축제를 함께 개최하는 통합 축제다. 기상청은 변수가 많아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줄지 아닐지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놨지만, 부산국제영화제, K뮤직시즌 부산(굿밤콘서트 부산) 등 야외에서 행사를 준비 중인 축제는 태풍 경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30일 오전 9시 기준 ‘끄라톤’은 필리핀 마닐라 북쪽 약 620km 부근 해상에서 중심 기압 940hPa(헥토파스칼), 초속 47m 풍속으로, 대만으로 북상하고 있다. 현재 태풍 강도는 ‘매우 강’이다. ‘끄라톤’은 오는 2~3일 대만을 관통하고, 오는 3일부터 남부 지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끄라톤’이 한반도 방향으로 방향을 트느냐 아니냐인데, 여러 변수 탓에 정확한 경로 예측이 어려워 ‘페스티벌 시월’을 준비하는 부산시와 축제 주최 측에 비상이 걸렸다. 부산지방기상청 관계자는 “북쪽 찬 공기 하강 정도, 북쪽 기압골 영향 등 다양한 변수가 있어 현재 기준으로 ‘끄라톤’이 우리나라 쪽으로 북상할지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오는 3~4일 부산에 비 예보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1일 해운대구 벡스코 야외주차장에서 열리는 ‘페스티벌 시월 개막식’을 시작으로 FLY아시아창업엑스포(1~2일), 부산국제영화제(2~11일), 부산국제록페스티벌(4~6일) 등 17개 축제가 ‘페스티벌 시월’이라는 이름으로 동시에 열린다. 부산시가 올해 첫선을 보이는 대규모 축제인 만큼, 성공 개최에 노력하는 상황에서 태풍 변수가 생긴 셈이다.
태풍 내습 시 야외 축제는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시는 축제 기간 8일 동안 17개 축제 통합 거점인 ‘시월빌리지’와 ‘파빌리온’을 벡스코 야외주차장에서 운영하는데, 태풍으로 인해 강풍이 불거나 비가 많이 내리면 최악의 경우 철거해야 할 수도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역시 2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출발해 행사 초반이 영화제 흥행과 직결되는 만큼 태풍의 경로를 민감하게 살펴보고 있다. 태풍 영향으로 영화의전당 야외무대를 이용할 수 없게 되면 행사 축소가 불가피하다.
오는 3~4일 내릴 것으로 예보된 비는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열리는 K팝 콘서트 ‘K뮤직시즌 부산’(굿밤콘서트 부산, 3~5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부산시 고미진 관광마이스산업과장은 “페스티벌 시월 개막식이 열리는 1일은 비 예보가 있지만 1mm로 예상돼 벡스코 야외주차장에서 그대로 개최할 예정이다”며 “문제는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열리는 ‘K뮤직시즌 부산’인데 웬만한 비에는 우비 등으로 대비하겠지만 비바람이 강하다면 문제가 될 수 있어 태풍이 영향을 주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