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안타왕’ 피트 로즈 별세
ESPN “향년 83세 생 마감” 보도
MLB 역대 최다 4256안타 기록
감독 시절 팀에 베팅해 영구제명
미국 프로야구(MLB)에서 최다 안타 기록을 보유한 피트 로즈가 83세로 생을 마감했다. 선수로서 찬란한 경력을 쌓았던 로즈는 감독 시절 자신의 팀에 베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MLB에서 영구 제명됐고, 오랜 세월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미국 ESPN은 1일(한국시간) “네바다주 클라크 카운티의 검시관을 통해 로즈의 사망이 확인됐으며, 범죄와 관련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또한, MLB는 공식 성명에서 “피트 로즈의 가족과 그를 사랑한 고향 신시내티, 필라델피아의 팬들, 그리고 전 세계 야구 팬들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 그의 위대함과 근성을 존경했던 모든 이들이 그를 기억할 것”이라고 전했다.
로즈는 1963년부터 1986년까지 24시즌 동안 신시내티 레즈, 필라델피아 필리스, 몬트리올 엑스포스를 거치며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자리 잡았다. 그는 총 4256안타를 기록하며 MLB 역사상 최다 안타 기록을 세웠고, 이 기록은 타이 콥의 기록을 넘어선 것으로 아직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다. 또한 3562경기에 출전한 기록 역시 역대 최다 경기 출전 기록으로 남아 있다.
1963년 신인왕을 수상한 그는 1973년 내셔널리그 MVP, 1975년 월드시리즈 MVP를 비롯해 17번이나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등 수많은 영광을 누렸다. 타격왕 3회, 최다 안타 기록 7회를 차지한 그의 경력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위대한 업적이었다.
그러나 그의 뛰어난 커리어는 감독 시절 도박 스캔들로 인해 큰 상처를 입었다. 1989년 신시내티 레즈 감독으로 재직 중이던 그는 자신의 팀 경기에 베팅한 사실이 드러나며 MLB에서 영구 제명됐다. 로즈는 오랜 기간 동안 혐의를 부인했으나, 결국 도박 사실을 인정했고, 이 때문에 명예의 전당에 오를 기회도 잃었다. 1990년에는 탈세 혐의로 5개월간 징역형을 선고받아 복역했다.
그는 이후 여러 차례 복권을 신청했으나 번번이 거절당했다. 도박 논란이 재차 불거질 때마다 자신이 지나치게 엄격한 처벌을 받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그의 복권 시도는 끝내 성공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피트 로즈의 사망 소식에 신시내티 레즈 구단은 “피트 로즈는 야구 역사상 가장 치열하게 경쟁했던 선수 중 하나였으며, 신시내티의 상징적인 인물이었다”며 “그의 업적을 우리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그를 추모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